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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16, Dallas

Day 32 : 뉴올리언스 그리고 스티비

by 하와이안걸 2016. 4. 30.


2016.04.30. 토요일




오늘은 뉴올리언스에 가는 날!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서둘러 공항으로~

페스티벌 때문인지 직항 비행기표를 구할 수가 없어서

휴스턴을 거쳐 뉴올리언스로 갔다.



6:40 날다

8:00 닿다



잠시 들른 휴스턴 공항에는 태풍이 몰아치고 있어서 식겁.

비행기가 뜬게 신기할 정도였다.


환승 시간이 넉넉치 않아서 게이트 앞에서

커피 한 잔 나눠마시고 오빠 가게 소세지빵으로 허겁지겁 아침 해결.



 

첫 비행기에서는 없던 간식을 다 주시는데

이 캬라멜이 든 와플 과자가 너무 맛있어서 정말 눈물을 흘릴 뻔 했다.

돌아갈 때 사가야지! 


(했지만 마트에서 찾지 못했다는... 그리고 한국에도 있었다는... 심지어 다이소에서도 판다는 슬픈 이야기)



9:05 날다 

10:00 닿다



뉴올리언스 공항의 정식 명칭은 루이 암스트롱 국제공항 캬아~

라스베가스 공항에 카지노 기계가 있다면

뉴올리언스 공항에는 재즈가 있다!!!



시큐리티 밖으로 나오자마자 둠칫둠칫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

그리고 딱딱한 의자는 하나도 없고 전부 푹신푹신한 소파들...

이 도시에 벌써 반해버렸다.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에 두근두근 ㅠㅠ



공연장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도 정찰제여서 거리당, 인당 가격이 정해져있다.

30불 정도를 내고 도착한 공연장 페어 그라운드!



정말 이런 나무가 있는 동네구나!



줄을 찾았다!



지녀도 되는 아이와 안되는 아이



긴 줄 끝에 티켓팅 & 프로그램북 구매



간략하기 짝이 없는 큐시트 ㅋㅋㅋ



오전 11시 정도에 도착했으니 

메인 스테이지, 특히 우리가 고대하던 스티비 원더 공연까지는 시간이 꽤 남은 상태였다.

새벽 비행기, 배낭 두 개, 비 오기 직전의 습기...

컨디션만 봤을 때는 당장 어디 시원한 곳에 들어가 쉬어야 할 판인데

눈 앞에 펼쳐진 신세계에 발걸음이 멈추질 않았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신이 났다



신이 났다 (with 게튀김)



신이 났다 (with 닭튀김)




야구장 추추버거에 놀란 우리는 메뉴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

가격도 결코 만만치 않아서 더더욱!

그런데 대충대충 툭툭 담아주는데 다 맛있다!!!

특히 저 위에 샌드위치 빵은 바게트인데도 완전 바삭하고 부드러움 ㅠㅠ

뉴올리언스에 가면 살이 쪄서 온다는 새언니의 말을 알 것도 같았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오후 1시경부터 스티비 원더를 기다리며 공연장에 자리를 잡았다.

저렇게 다들 자기 의자를 챙겨오는 것에 놀랐다.

날이 습하고 비가 자주 와서인지, 원래 입식 문화라 그런지

잔디밭에 돗자리가 익숙한 나에게는 너무도 신기할 뿐이었다.





그러나 2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 ㅠㅠ

우산도 없는 우리는 비를 쫄딱 맞았다. 

어디서 우비를 파는지도 모르겠거니와 이미 자리가 꽉 차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

빗줄기는 점점 거세지고 한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런데 옆에 앉은 커플이 일회용 우비 2개를 내미는 게 아닌가 ㅠㅠ

괜찮다고 손사래쳤지만 그들은 점퍼도 있고 우산도 있다며 예비용으로 갖고온 우비를 우리에게 주었다.

사방팔방 둘러봐도 우리처럼 무방비 상태로 비 맞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ㅠㅠ



우비를 입어도 이 모양



비바람은 점점 더 거세지고 폰에 물이 들어갈까봐 짐가방 속에 꽁꽁 숨겼다.

우리에게 우비를 준 커플은 이미 자리를 뜨고 난 뒤였다. ㅠㅠ

동네 사람인가? 스티비 원더를 안 봐도 되는걸까? ㅠㅠ





무대와 나 사이 강이 생겨버렸네



잠시 후 공연장 스크린이 고장나기 시작했고 ㅠㅠ

결국 스티비 원더 공연은 취소 ㅠㅠ

스티비가 무대에 나와 직접 유감을 표했다는데 스크린이 고장나서 전혀 몰랐다 ㅠㅠ




그래도 신나서 하이파이브



다들 참 착하다...

스태프에게 따지는 자가 하나도 없다. 그저 웃으며 공연장을 빠져나갈 뿐.

동네 사람들은 발코니에 나와 "스티브 취소됐다며?"하며 깔깔 웃었다. 


아, 정말 허무했다...

이번 미국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이벤트였는데 이렇게 자연에 무너지다니 ㅠㅠ


택시고 버스고 뭐고 다 초만원 ㅠㅠ

구글맵을 켜 보니 에어비앤비 숙소까지 2.X 키로가 나와서 그냥 걷기로 했다.

그제서야 피로가 훅 몰려왔다.


공항에서 만났던 이 도시의 우아한 첫 인상...

골목골목을 다녀보니 어디서 누가 총을 겨누어도 이상하지 않을 풍경들로 가득했다.

좋은 집은 대궐 같았고, 허름한 집은 인도와 맞먹었다.


우리의 숙소도 그런 골목에 있었다 ㅠㅠ



예술가의 집이라는데



문이 아예 없고... 고양이만 덩그러니



청소상태 최악...


바닥은 땅바닥보다 더러웠고, 화장실은 생각도 하기 싫다.

그 사진들은 대체 무엇이며, 칭찬 일색의 리뷰들은 다 누가 쓴 것인가!!!

여기서 2박을 할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샤워를 했지만 침대에 눕기도 싫고 바닥을 딛기도 싫었다.







일단 나가서 가장 가까운 식당 몇 군데를 둘러보다가

저렴해 보이는 집에 들어가 치킨 포보이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

더러운 기분에도 음식은 진짜 맛있었다. 

저 빵의 정체는 대체 뭐야!!!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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