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아님주의 #지금아님주의
귀국일이 다가왔습니다.
다소 주춤했던 유럽의 코로나 현황이 악화되면서
독일의 일일 확진자도 다시 만명을 넘어 이만명에 육박하기 시작했지요.
사실 출국 예정일 일주일 전부터 체류 연장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이미 출장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과 향수병이 너무 깊어져
엄청난 반대 여론이 있었다고 합니다. (들뜬 분위기는 주말 한 두 번뿐)
자녀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우시는 분도 있었다고 하니까요.
제가 봐도 남편만 멀쩡했던 것 같습니다. ;;;;;
다행히 모두들 예정일에 출국할 수 있게 되었고
다행히 모두들 공항 검색대를 무사 통과했습니다.
다신 이곳에 올 일은 없을거라 생각한 듯
모두들 바리바리 독일 보따리를 짊어지고 나타났다는 후문... (쏘 기대!)
2주간의 격리 기간을 다들 어떻게 보냈는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화장실이 두 개인 집에서는 안방에 격리자를 가두고;;;
문밖에 음식을 놓아주며 2주를 보낸다고 하는데
저희 집은 화장실도 하나인데다 제가 출퇴근을 하고 있으니
밥을 갖다줄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1. 저는 집, 남편은 시설
2. 남편은 집, 저는 숙소
어렵지 않게 2번으로 결정했습니다.
갑자기 준비할 것이 많아졌군요. ㅋㅋㅋ
1. 간식 준비
썩지 않는 비상 식량은 미리미리 구비해 두었습니다.
특히 온라인 마트 배달이 되지 않는 주류의 경우, 퇴근길에 조금씩 사가곤 했지요.
2. 차량 준비
이렇듯 해외 입국자들에게는 여러 이동 방법이 있으나
자가격리 예정자들에게는 아무래도 자차 이동을 권장하는 것 같습니다.
접촉할 사람이 가장 적은 이유도 있겠지만
특별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같은 방향인 사람들이 모여야 하니
그만큼 대기 시간도 길어지겠지요.
하지만 저는 장롱면허와 다름 없는 쫄보 드라이버라;;;
인천공항까지의 운전은 자신이 없었어요.
요즘의 공항 고속도로는 차량이 거의 없을 것이기에
운전하기 더없이 편할 것이라며 응원하는 지인들도 있었으나
제 실력을 아는 남편은 알아서 갈테니 생각도 말라며 못박았습니다. ㅋㅋㅋ
하지만 바리바리 짐도 많을 것이고
공항에서 얼마나 대기할 지 알 수 없으며
아무리 생각해도 자차 이동이 베스트.
저는 브라더에게 SOS를 청했습니다.
입국 전날,
- 퇴근길 오빠를 동네로 불러내어 밥을 사줌.
- 오빠가 우리 차를 몰고 집으로 귀가.
입국 당일,
- 오빠가 우리 차를 몰고 인천공항에 주차.
- 남편이 주차장에서 우리 차를 찾아내어 귀가.
문제는 제가 동행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저 역시 그날 체크인이라 짐도 많고 이래저리 무리라고 판단했습니다.
자, 이제 남은 건 차키를 어떻게 전달하느냐!
이것도 역시 검색해 보았는데 ㅋㅋㅋ
- 입국장에서 이름을 외치며 던진다. (비싼 차에 한함)
- 차량 위에 올려놓고 주차장에 숨어서 지켜보다가 카톡으로 알려준다. (비싼 차에 한함)
- 주차 대행을 맡긴다. (비싼 차에 한함)
등등 여러 방법이 있었습니다.
저도 오빠도 공항에 내내 있을 수는 없어서
주차 대행을 시도하려 했으나
접촉자 수를 최소화하자는 의미로다가 차키를 숨기기로 결정 ㅋㅋㅋ
(비싼 차가 아님)
3. 반찬 준비
입국일이 다행히 주말이라 저는 밥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기내식을 120% 먹는 스타일이라 배고픈 상태로 올 것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검사까지 하려면 얼마나 걸릴 지 모르니까요.
음. 결국 제가 직접한 건 밥과 어묵볶음,
채소 씻기 정도군요 ㅋㅋㅋ
이제 저의 출장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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