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녀 구출작전
일본에서 발표한 여러 싱글들을 베이스로 드라마 삽입곡 살짝, 미발표 신곡 살짝 넣어 만든 이번 1.5집 앨범. 날로 먹는 앨범이군!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윤하를 아끼는 팬들로서는 더 없이 반가운 앨범이 아닐까 싶다. 살짝쿵 필터링을 거쳐 버릴 곡이 없다는 것이 첫째요, 1집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붙은 윤하의 시원시원한 보컬이 두 번째 이유다. 윤하 1집 앨범에 밑에 달려있는 리플들 중 상당수가 “일본에서 발표한 곡이 더 좋았어요.”였다는 것만 보아도 이 앨범은 그냥 그렇게 쉽게 흘려들어서는 안될 필청 앨범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눈을 부릅뜨고 시디를 집어든 순간 자켓에서 어이쿠; 저 예쁜 소녀를 누가 저렇게 칙칙하게 입히고 뚱하게 세워둔거야. 저건 카리스마도 아니고 성숙한 것도 아니여. ㅠ.ㅠ
개인적인 추천곡 ‘손을 잡고서’의 경우는 정통 락커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이는 곡으로 마냥 내지르지 않는 귀여운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다. 이 곡은 또한 애니메이션 수왕성(쥬오세)의 엔딩 타이틀이었던 곡으로 어여쁜 영상과 잘 어우러져 일본팬들도 좋아했던 곡이기도 하다. 그리고 ‘약속’이라는 곡은 약간 올드한 스타일의 포크락인데 어린 윤하의 모습이 전혀 상상되지 않을 만큼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독특한 트랙이다. 적절한 완급 조절이 백미인데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흐름을 놓지 않고 감정선을 잘 따라가는 모습이 대견할 따름. 곡을 듣다가 갑자기 80년대 만인의 연인이었던 이선희가 생각났던 건 나 뿐이려나. (-_-)a
어느 인터뷰에서 보니 윤하는 일본에서의 활동이 힘들었다고 했지만 충분히 가치있는 시간이었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004년 2005년. 좀 예쁘다 싶으면 모두 섹시 컨셉에, 좀 부른다 싶으면 소부터 몰아야 했던 시절이 아닌가. 둘 다 해당되는 윤하가 어쩌면 피아노를 치지 못했을지도, 어쩌면 춤을 추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맑고 힘 있는 목소리의 총명한 여가수를 무사히 피신시킨 결과, 우리는 이렇게 좋은 노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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