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에서 1인칭으로!
첫 곡의 제목은 '내 마음 사용 설명서'. 대충 짐작되는 전개긴 하지만 베테랑 강은경의 손을 거쳐 최대한 튀지 않게 다듬어졌다. 그리고 김영후가 만들어내는 세련된 곡 분위기가 유치한 소품이 되면 어쩌나 싶던 우려를 걷어낸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보컬. 진성과 가성을 넘나드는 팀의 맛깔스러운 보컬에 정신을 놓을 수가 없다. 노래 잘 부르는 것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다음 곡인 ‘고마운 기적’은 혹시 이게 타이틀곡이 아닐까? 싶을 만큼 팀에 딱 어울리는 발라드 트랙이다. 특유의 호소력으로 사랑의 감격을 노래하는 팀을 보니, 그 옛날 짝짓기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감미로운 젠틀맨의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그러고보니 팀이 주로 맡았던 역할(?)을 현재 알렉스가 인수인계 받은 듯한 느낌이 드네. 알렉스만의 특징이 있다면 좀 더 정확한 발음과 음.. 노련미? (-ㅁ-;)
업그레이드 팀 스타일의 가을 발라드를 몇 곡 뽑아보자면? 먼저 ‘내 안의 전쟁’의 경우 보컬의 화려함에 압도되는 곡으로 팀의 달라진 면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또한 ‘사랑한 만큼’은 타이틀곡으로서 다소 무난한 선곡이나 여타의 발라드와는 다른 김영후 만의 포인트가 살아있다. ‘Serendipity’는 본디 뜻 밖의 발견 또는 발견하는 능력을 뜻하는 단어지만 대개의 경우 영화 세렌디피티의 기분 좋은 마지막 장면을 떠올린다. 그러나 노래는 이별을 앞둔 남자가 우연 하나만을 믿으며 애써 자신을 위로한다는 지나치게 슬픈 내용 ㅠ.ㅠ 분명히 기존에 자주 불러왔던 스타일이다. 여기다가 제목까지 ‘슬픈 우연’ -> 이러구 있다;면 들어보지도 않았을 것. 센스있는 제목 하나로 한 번 더 뒤적여보게 하는 영리함이 돋보인다.
슬픈 발라드는 퉁~! 상큼한 목소리의 팀을 제일 먼저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소망상자’, ’후회하지 않아요’를 들어보시길. 그리고 완전 새로운 팀을 만나고 싶다면 세련된 팝 스타일의 ‘혼잣말’과 ‘애착’을 강력 추천한다. ‘혼잣말’의 경우 김영후와 공동 프로듀서인 김태성이 팀의 스타일 변화를 위해 심혈을 위해 만든 곡으로, 팀 역시 화려한 코러스와 애드립으로 화답한다. 휘성이 작사를 한 ‘애착’은 리듬 베이스와 반복되는 플룻 소리가 신선한 펑키 스타일의 곡. 그 외에도 손호영과 대니 정이 참여한 ‘즐거운 인생’은 녹음 현장의 흥겨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트랙으로, 초반에 기선을 제압해 버리는 손호영의 포스를 새삼 느낄 수 있다. 기존의 이미지를 원하는 팬들과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 그 모두의 바람을 새로운 프로듀서와의 만남으로 다소 해결하지 않았나 싶다. 야구로 치면 이제 공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능력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랄까. 다음 타석이 몹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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