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보다는 쫄깃!
올 가을부터 이승환은 바빴다. 쌈지락 페스티발에도 짠, 대학가요제에도 짠,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에도 짠! 화제가 되었던 복근은 희미해진 듯 했지만 에너지는 그 어느 때보다 넘쳐났다. 헬스가 아닌 공연이 그를 단련시키는 듯. 어디 그 뿐인가. 9집을 끝으로 시디를 내지 않겠다는 공언이 무색한 활발한 신곡 발표. 강아지 컴필레이션에 한 곡, 얼렁뚱땅 흥신소 OST에도 한 곡. 그리고 오늘 소개할 미니 앨범 [말랑 : mallang] 까지... 얼리어답터로 유명한 그가 컴팩트 디스크라는 최고의 장난감을 포기할 리 없었던 것일까. 자켓부터 제목부터 깜찍하기 그지 없다.
첫 곡 '징글ha-day'은 드림팩토리의 공장장이었던 이승환과 당시 수석 연구원 쯤 되었던 황성제가 오랜만에 힘을 합쳐 만든 대책없이 발랄한 트랙. [징글하데이]라 읽으며, 크리스마스, 결혼에 이은 생일 축하곡 탄생 되시겠다. 박신혜가 참여했다고 하는데 정신 집중하고 들어보아도 내 귀로는 찾아낼 수가 없다. (그냥 코러스에 참여한 것인가.) 반면에 45RPM과의 호흡은 아주 좋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다수의 댄스 가수들과 작업을 한 황성제의 감각도 한 몫 했으리라 본다. ‘끝까지 너와 간다. 끝까지 우린 간다.’ 라는 후렴구가 그의 동지애를 다시금 느끼게 하며 이어질 라이브 무대가 몹시 기대되는 곡이다.
타이틀곡 '내 맘이 안 그래'는 8집의 '마지막 인사'를 작곡했던 이재명의 발라드 곡.
다음 곡 '첫 사랑'은 GMF 당시 광고했던 그 곡, 남녀상열지사를 다룬 본격 성인가요 트랙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너무도 상큼한 보사노바 반주가 흘러나온다. 지나치고 들으면 마치 김현철의 '봄이 와'를 감상하는 듯 따사로운 느낌이지만 노랫말을 들여다보면 왜 남녀상열지사인지 감이 올 터. 마지막 트랙인 '바람의 노래는 슬프지 않아요'는 배우 정성미와 호흡을 맞춘 곡으로 '장금이의 꿈'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계절에 어울리는 저음 때문인가. 7집에 수록된 晩秋 (만추) 느낌이 물씬 나 이것도 혹시 성인가요? 하고 들여다 보았더니 이런, 노랫말이 눈물나게 순수하다. 곡 설명을 찾아보니 평소 동요풍의 노래를 만들고 싶어했던 이승환이 마침내 이루어낸 쾌거라고 적혀있다. 잘못 짚었군. 아이들이 부르기에는 가사며 멜로디며 너무 슬프잖아요!
생각해보니 그의 비정규 앨범은 너무 오랜만이다. 신곡이 모여도 싱글이나 미니 앨범 형식이 아닌 라이브나 발라드 앨범 등 스페셜 앨범에 타이틀로 넣어 발표했던 그. 그리고 그 패키지는 좀 대단했던가. 이제 초울트라스페셜패키지 & 종합선물세트의 부담은 덜고 가벼이 미니 앨범으로 만날 수 있기를. 이렇게 한 번 가보고 그래도 안되겠다 싶을 때, 그 때 디지털로 바꿔도 되지 않겠어요.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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