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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BoA [LOSE YOUR MIND]

by 하와이안걸 2008. 1. 3.



진정한 SM 비밀병기
 


겨울 발라드의 모범을 보여준 전작 [LOVE LETTER]의 감동이 채 식기도 전, 도발적인 새 싱글이 이 겨울을 달구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오리콘 1위 찍어줄 줄 알았던 'LOVE LETTER'는 아쉽게도 2위에서 멈추고 말았다. 그리고 이렇게 한 해를 마감하는 줄 알았더니 어느 새 깜찍한 겨울 옷으로 갈아입고는 다시 제자리에 선 그녀. 겨울 바람에 흩날리는 갈색 머리, 청초한 외모에 애절한 눈빛, 뭔가 상실감이 느껴지는 타이틀까지. 이번 발라드로 쐐기를 박으려나보다 기대 했건만 완전 허를 찔리고 말았다. 발라드가 아니었던 것이다.

DOPING PANDA 의 후루카와 유타카가 기타를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타이틀곡 'LOSE YOUR MIND'는 Double, Rock With You, 抱きしめる(다키시메루)에 이은 락 요소가 물씬 느껴지는 강렬한 댄스곡이다. 이번 싱글만의 특징이 있다면 좀 더 섹시해진 보컬과 얼핏 들으면 자넷 잭슨이 떠오르는 블랙필의 코러스 정도일까. 이쯤 되니 프로모션 비디오를 찾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앳되고 건강한 모습, 앞머리 없이 긴 생머리가 흡사 발렌티 시절의 모습 같지만 자유롭게 춤을 추는 모습에서는 한층 여유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 때, 일본 팬들이 열광했다던 숏 커트를 한 그녀의 또 다른 컷이 반짝 떠오른다. (어울리네!) 매력으로 똘똘 뭉친 그녀의 다양한 몸짓과 표정들을 보고 있자니 정작 곡에 대한 평가가 메롱;해지긴 하지만 라이브 무대가 기대되는 곡임에는 분명한 듯 하다.


대중적이었던 싱글 바로 뒤에는 언제나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퍼포먼스는 어느 곡에 뒤지지 않게 멋졌지만 대박이 나지는 않은 몇 곡들, 예를 들어 Be The One, make a secret 과 같은 곡들을 너무 애꼈던지라 이번 앨범도 그런 맥락에서 응원하려고 했다. 그런데 커플링 곡으로 등장한 Smile Again 에서 솔직히 약간 주춤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세게 달려주었으면, 아니면 느리더라도 리드미컬하게, 뭐랄까 좀 더 반항적인 느낌을 원했는데 급 착한 소녀로 돌변한 것. 일본 사이트에서 본 한 팬의 리뷰가 푹푹 와닿는 순간이다. '앨범 수록곡 중 두 곡을 떼어와 싱글을 만든 것 같다'는. 아직도 십대로 보이는 자켓과는 더 없이 어울리지만, 전작 ‘LOVE LETTER’ 만은 못한 완성도. 그리고 약간은 난해했던 첫 곡에 대한 보태기 없이 바로 등 돌린 듯한 컨셉이 혼란스럽다.


보아에게는 양극의 모습이 있다. 귀여운 발라드 소녀와 당당하고 섹시한 댄싱퀸. 쇼 프로그램에 나와서 거침없이 할 말 다하는 그녀에게 그녀를 오래 봐온 MC들이 말했다. '이 녀석 분명 S 일거야!' 맞다. 설마했던 그 S. (-_-) 새디즘과 매조히즘을 말하는 SM 용어가 일본에서는 이미 일반화 되었다. 성적인 의미보다는 성격의 한 부분으로, 마치 혈액형처럼 주고 받는 개인 정보가 되어버린 S와 M. 여튼 그 프로그램에서 그런 농담을 듣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러냐?” 하는 눈빛으로 MC들을 바라본 보아는 무척이나 시크하고 멋졌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부터였나 보다. 일본인들의 SM에 대한 토크에도 민감해지지 않게 되고, 보아의 강렬한 댄스곡은 더더욱 좋아하게 된 계기가. 그래서인지 이번 싱글에서의 조합은 솔직히 아쉬움이 크지만, 양쪽 이미지가 모두 섞인 아루바무;는 언제나처럼 또 1위를 차지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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