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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04-2006, Japan

뒷다마는 곤란해요

by 하와이안걸 2005. 5. 16.

5월 16일. 10시 근무.

오늘은 한국인 임시사원 세명이 모두 오전근무인 날이다. 게다가 왠일로 모두들 도시락을 싸와서 간만에 점심도 함께 먹게 되었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더니 한 많은 한국인 셋이 모였으니;;; 휴게실은 순식간에 세명의 한국어 수다로 가득찼다. 조용조용히 먹던 일본인들이 다 쳐다보았다. 기분이 왠지 꺼림직했다. 정말 외국인 노동자가 된 기분.

오늘도 아라키와 후쿠다의 금고행은 이어졌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상상에 확신을 가지는 듯 했다. 후배 기를 세워주기 위해 정해진 틀을 과감하게 깨는 사원들의 노력이 눈물겨웠다.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퇴근을 준비하는데 오카베가 또 걸레를 들고 여기저기 휩쓸고 다녔다.

"이짱~ 이젠 괜찮아 좀?"
"응. 덕분에.."
"이짱. 여기와서 성격 많이 바뀌겠다. 그치?"
"응. 목표를 '오카베처럼'으로 잡았어."
"어머나~ 호호호호 ^^;;; 야바이 야바이~ 밝아지는 건 찬성이지만 나처럼은 곤란해요."
"그래도 오카베 성격이 제일 마음에 드는걸."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알아보라구. 여기 사람들 다 성격 좋고 친절하니까. 아! 단 한사람만 빼고!!!"
"누구누구???"
"고상! 절대 그녀만은 닮지 말아줘."
"(난감) 에이~ ^^;;;"
"오늘도 고상의 일 이짱이 대신 해줬지? 내가 다 보고있어. 제발 거절하라구.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알았어."
"오카베가 책임질테니 겁내지 말고. 응?"

오늘 점심시간에 두 사람은 오카베 흉을 보았다. 뒷말을 너무 하고 다닌다고. 대충 동의는 했는데, 몇시간도 안되어 바로 이런 역공이 내 앞에 펼쳐지다니... 가끔 일하는 시간과 휴일이 제각각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애매한 입장이 될 때면.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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