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10시 근무.
오늘은 한국인 임시사원 세명이 모두 오전근무인 날이다. 게다가 왠일로 모두들 도시락을 싸와서 간만에 점심도 함께 먹게 되었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더니 한 많은 한국인 셋이 모였으니;;; 휴게실은 순식간에 세명의 한국어 수다로 가득찼다. 조용조용히 먹던 일본인들이 다 쳐다보았다. 기분이 왠지 꺼림직했다. 정말 외국인 노동자가 된 기분.
오늘도 아라키와 후쿠다의 금고행은 이어졌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상상에 확신을 가지는 듯 했다. 후배 기를 세워주기 위해 정해진 틀을 과감하게 깨는 사원들의 노력이 눈물겨웠다.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퇴근을 준비하는데 오카베가 또 걸레를 들고 여기저기 휩쓸고 다녔다.
"이짱~ 이젠 괜찮아 좀?"
"응. 덕분에.."
"이짱. 여기와서 성격 많이 바뀌겠다. 그치?"
"응. 목표를 '오카베처럼'으로 잡았어."
"어머나~ 호호호호 ^^;;; 야바이 야바이~ 밝아지는 건 찬성이지만 나처럼은 곤란해요."
"그래도 오카베 성격이 제일 마음에 드는걸."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알아보라구. 여기 사람들 다 성격 좋고 친절하니까. 아! 단 한사람만 빼고!!!"
"누구누구???"
"고상! 절대 그녀만은 닮지 말아줘."
"(난감) 에이~ ^^;;;"
"오늘도 고상의 일 이짱이 대신 해줬지? 내가 다 보고있어. 제발 거절하라구.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알았어."
"오카베가 책임질테니 겁내지 말고. 응?"
오늘 점심시간에 두 사람은 오카베 흉을 보았다. 뒷말을 너무 하고 다닌다고. 대충 동의는 했는데, 몇시간도 안되어 바로 이런 역공이 내 앞에 펼쳐지다니... 가끔 일하는 시간과 휴일이 제각각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애매한 입장이 될 때면.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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