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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04-2006, Japan

대청소의 날

by 하와이안걸 2005. 4. 29.
4월 29일. 휴일.

오늘부터 일본은 골든위크라고 해서, 일주일간 학교고 은행이고 관공서고 다 논다.
다행히 그 첫날 나는 휴일이었다. 지금쯤 공항은 여행 떠나는 사람들로 터져나가고 있을테지. 후후후~;;;

김짱과 내가 둘 다 쉬는 오늘, 전부터 다다미 소독을 하기로 했었다.
6조 다다미방 두 곳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다다미 소독은 필수였다.
약국에 가서 다미(다다미에 사는 벌레) 죽이는 약을 세 통을 샀다.
그리고는 대청소에 들어갔다. 김짱이 바닥청소, 나는 욕실 청소.
집에서도 이렇게 해 본 적이 없는데;; 정말 필사의 노력으로 욕실을 삐까번쩍하게 만들어놓았다.
힘들었지만 정말 보람찬 순간이었다. 아 ㅠ.ㅠ

오후 1시. 김짱은 골든위크를 맞이하여;;; 알바를 2시부터 시작하기로 했단다.
깨끗해진 집안에 약을 놓고 나갈 준비를 했다.
뚜껑을 열고 물을 부으니 약은 기다렸다는 듯이 연기를 뿜기 시작했다.
기념 사진 몇 장 찍어주시고;; 각자 갈 길을 갔다.

스가모 상점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넘쳐났다.
그분들의 느릿한 걸음으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을 정도.
그리고 날씨는 좋다 못해 너무 더웠다. 저녁 때 뉴스를 보니 동경 최고 28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이대로 걷다가는 얼굴이 시커멓게 탈게 뻔하다.
잠시 해를 피해 어딘가에 들어가서 책이라도 읽다가 해가 지면 좀 걸어야겠다 생각했다.
어디로 갈까... 그러던 중 내 눈에 들어온 저 달콤한 문구!

'바로 지금 30분에 47엔 입니다.' - 가라오케관 -

한 시간에 94엔. 고맙지 뭐. 좋다고 들어갔으나 그 가격은 회원가였고 일반은 53엔, 즉 한시간에 106엔이었다.
그래도 좋지 뭐. 그러나;; 음료수를 사먹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었다.
제일 싼 305엔짜리 탄산음료를 시키고 방으로 들어갔다.

노래방 안은 시원하다 못해 추웠다. 만족. 게다가 이번에는 내가 부르고 싶던 노래들이 다 들어있다. 대만족.
아, 태진과 같은 존재로다  ㅠ.ㅠ 근데 회사 이름 확인한다는걸 깜박했다;;;

한 시간 노래 잘 부르고 나왔으나 날은 아직도 푹푹 쪘다.
여름엔 얼마나 더우려고 이러나 슬슬 걱정이 되었다.
집안의 약이 다 퍼지기까지는 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밖에서 한시간을 혼자 놀다가 집에 오니 집안 공기도 만만찮게 더웠다.
게다가 약이 퍼져서 바닥도 왠지 미끌미끌한 느낌.
땀을 뻘뻘 흘리며 걸레질을 하고 창문을 열어놓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해가 지고 이제서야 조금 선선했다. 김짱의 운동코스인 이타바시(板橋)까지 걸어가보았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였다. 조금 더 가면 동물원도 있고, 살기 좋은 동네인 듯 싶었다.
역 앞에는 커다란 나무들과 소박한 광장 - 내가 늘 꿈꾸던 역 앞 풍경이었다.
낮엔 어떤 모습일지 한번 더 와보기로 했다. 과연 오늘처럼 부지런한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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