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3 : 여행의 신은 어디에

2013.1.5. 토요일.




0.
마이솔 가는 날.
다녀온 아이들에게 숙소, 식당 정보입수!




1.
짐 싸자마자 아고다에서 숙소 예약해 버렸다. 
아침 주고, 샴푸 있고, 온수 나오면 오케이.
도착하자마자 일일이 들어가서 체크하고 흥정하고 할 자신이 없고,
체력을 아끼자는 차원에서 후다다닥 예약해 버렸다.




2.
다들 차타는 위치가 애매하다고 걱정해 주어서 택시를 부르기로 했다.
한 시간 거리인데 주말임을 감안하여 2시간 전에 불렀다.
우리는 싸우기 싫은 사람들이니까요.




3.
그런데 대참사 발생 -_-
택시 기사가 학원까지 한번에 못 찾아올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위치를 잘못 파악한 기사 때문에 결국 버스를 놓침;;;
패닉에 빠진 우리에게 공용 버스 정류장에 가면 된다며 당당하게 요구.

"그럼 표 값 너가 내줄거니?"
"아니."
"택시비도 다 받을거니?"
"그럼!"

열받아서 학원으로 빽. 누군가 싸워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상과 다른 반응에 황당한 택시기사는 뭐라뭐라 궁시렁 대더니
길에서 다른 운전자랑 큰 목소리로 싸우고, 운전도 난폭해지고 난리가 남;




4.
학원 도착. 학원 스태프 총출동하여 진상 조사 들어감.
저 멀리 인근 주민이신 티처들이 뭔일인가 궁금했는지 다가오기 시작함.

평일에는 티처지만, 주말에는 그저 유한마담.
힌두어로 엄청나게 기사를 몰아부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배째라 하더니, 부자 동네 아줌마들에게 마담 마담 하며 쩔쩔매는 택시 기사를 보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먹고 살기 힘들고, 내 몫 지키는 것도 참 힘들다.




5.
결론은 허무했다.
택시 기사가 티켓에 나와있는 여행사와 버스 회사에 모두 전화를 걸었는데
잘못 안내를 해줘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것.
티처들은 어쩔 수 없지 않겠냐며 지금이라도 출발하라고 한다.
그래. 인도 사람은 인도 사람 편을 들어야지.

결국 택시비만 할인을 받아 다시 터미널로 가고, 예약한 버스 티켓은 날리는 걸로.
아, 아침에 호텔 예약만 안했어도 다 집어치웠을텐데...

자포자기한 나의 표정을 보고 요가 티처는 외쳤다.

"루시! 너는 한국에서 인도까지도 왔으면서, 고작 뱅갈로에서 마이솔을 포기할거니!"




6.
다시 터미널로 향했다.
데니스와 나, 서로 말은 없었지만
앞으로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큼은 확실히 읽을 수 있었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 택시 기사는 약속한 돈을 받고 차갑게 돌아섰다.
힌두 욕을 좀 배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에서는 어떤 멀쩡한 여자가 말을 걸더니
자기 여드름 피부라면서 한국 화장품을 달라고 매달렸다.
그 순간만큼은 지긋지긋 했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7.
그토록 자랑하던 에어콘 볼보 버스는 그냥 우리 나라 일반 고속버스 수준이었다.
그런데 의자가 정말 한 없이 젖혀져서 깜놀. 
우리 앞에 아저씨는 의자을 끝까지 젖힌데다
난데없이 손을 뒤로 넘겨 데니스 시계를 만지작 거려서 기절할 뻔했다.
또 다시 지긋지긋 ON.




8.
도착하고 나니 릭샤꾼들이 엄청나게 치근댔다.
이렇게 사람 긴장시키는 여행은 나랑 안 맞는것 같다.
이러고 북인도를 혼자 어떻게들 다니는지...




9.
따돌리고 따돌려서 파크레인 레스토랑에 도착.
맥주를 즐기는 수 많은 양인들 덕에 긴장이 풀리는 이 어처구니 없는 밤.

 

포토 타임!

 

시외 버스 정류장은 어디나 다 비슷한 듯. 특이한 건 화장실이 유료이고, 티켓을 안사도 되는 점?

맥주와 함께 울면서 하루를 마감 ㅠㅠ

버터 치킨과 버터 난. 버터와 함께 울면서 하루를 마감 ㅠㅠ

그린 샐러드를 시켰는데 그린이 없어서 울면서 하루를 마감 ㅠㅠ

계산서 보고 울면서 하루를 마감 ㅠㅠ (합리적인 가격이었음. 많이 마셨을 뿐이지;)

파크레인 로비. 여기서 방 잡고 삼끼 먹어도 좋을 듯.

산데스 더 프린스 호텔. 특이한 것을 저 물병 손잡이 뿐.

 

 

 

 

이젠 정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