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 : 밥통이 왔어!!!

2013.2.24. 일요일.

 

 

0.
늦잠을 자고 식빵으로 아침을 먹고, 버터 예찬을 하다가 또 잠이 들었다.
티비에는 푸드네트워크 만 내내 나오고 있었다.
어제 못 먹은 밥 생각에, 뉴욕의 디저트며 차이나타운의 딤섬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1.
너무 늘어져있어서 노트북을 들고 와이파이 구걸에 나섰다.

우선 집 근처 피자집 앞에서 버스 기다리는 척 하면서 스카이프로 집에 전화를 걸었다.

 

 

 

2.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맥도날드에 와이파이가 안되서

학원 근처 지점까지 또 하염없이 걸었다.

3.5 유로 커피+케이크 콤보를 시키고는 세시간 넘게 숙제를 하고 있으려니

점원들이 계속 우리 쟁반을 가져가려 하며 눈치를 주기 시작한다.

케이크 한입, 커피 한모금만 남기고 끝까지 버텼다.


3.
결국은 세시간 반 만에 맥도날드를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유는 언제나 그렇듯 그 당시에는 모른다.

하지만 결국 하나씩 끄집어내면 간단하고 자잘한 것들이다.

 

수업에 대한 부담이 크고 재미가 없다는 것,

말거는 것이 두려워졌다는 것,

비행기표 티켓 취소, 기숙사 변경 등 해결할 일이 많다는 것,

그리고 나의 식욕과 쇼핑욕이 해소되지 못한 것도 우울한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보름달 아래 벤치에 앉아 야간 조깅족들 사이에서 통곡을 하며;;

힘든 점을 하나하나 이야기 하고, 쌓인 오해도 풀고...

 

 

4.
그런데 기숙사에 도착하니 밥통과 쌀이 도착했다.

고추장과 참기름, 간장도 도착했다.
서둘러 밥을 짓고 어제 먹던 파스타는 도시락통에 넣어버렸다.

고추장과 양배추 쌈과 후리카케, 된장국으로 드디어 첫 만찬!
아픔이 씻겨내려갔다 ㅠㅠ

 

 

 

5.
근데 이렇게 쌀밥만 먹다가는 살이 도로 찔 듯한 예감이 든다.

야채 가격과 종류를 좀 본 뒤 액젓과 고춧가루를 살지 결정해야겠다.

여긴 부추는 없는데 신기하게 미나리는 있다. 양배추 김치라도 해먹어야지.

 

포토 타임!

 

 

사람들이 몰려서 보니 이런 물놀이가!

 

 

막 이러고 논다. 아이언맨 났네.

 

 

막 뛰어들고..

 

 

밥통과 쌀

 

 

한국에서는 먹지도 않던 샘표 고추장;;;

 

 

나의 첫 쌀밥 친구들 ㅠㅠ

 

 

 

 

 

이젠 정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