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26. 화요일.
0.
10시간을 꼬박 잔 것 같은데도 피곤하다.
여기 와서 알람이 필요없었는데 오늘은 알람 아니었으면 지각할 뻔했다.
왜 한국 음식만 먹으면 바로 잠드는걸까. 혹시 짜게 먹으면 졸린건가?
생각해보면 회사 다닐 때도 도시락 먹은 날은 괜찮은데,
외식하고 들어온 날은 늘 오후에 졸려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때도 사람들끼리 왜 그런걸까 이야기하면서 MSG가 사람 졸립게 하나 농담처럼 말했는데,
여기 와 보니 이게 뭔가 딱딱 들어맞네?... 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많이 먹어서겠지;;;
1.
키얼스턴 역시 나의 과묵함을 깨닫고는 계속 나를 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배운 단어로 영작하는 시간에도 내 노트를 제일 먼저 빼앗았다.
그러나 나는 작문이 그나마 나은 녀자. 그녀는 나를 향해 '호오~' 하는 입모양과 함께 윙크를 날려주었다.
황홀했다.
2.
데이브는 오늘도 춤을 추며 교실을 돌아다녔다.
정신 사나워서 멀미가 날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는 편인데다,
뭔가 같은 책을 가지고도 다르게 가르치는 느낌 때문에 참았다.
내일이 마감인 단편 소설 비평은 정말 잘 써서 내야지.
3.
오늘 만난 일본 친구는 요코하마 출신이었다. 여기서 일본에 살았다는 이야기를 해봐야 소용이 없다.
걔네들이 내가 일본어를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영어하러 왔는데...
나는 그저 친한 친구가 곧 신 요코하마에서 결혼한다는 이야기만 했다.
걔는 그러냐고 했다. 다들 내 코가 석자다. ㅋㅋㅋ
그 친구는 브리스톨에 살아본 적이 있다며, '몰타는 여름'인데 여름까지 있지 그러냐는 충고를 해 주었다. 홈스테이 기억이 안좋고 물가가 너무 비싸서 자기는 지금이 더 좋다고. 아. 고민이 많다.
4.
오늘도 자습실 한 켠을 차지하고는 숙제를 미친 듯이 했다.
그 사이에 데니스는 발음 교정 클리닉에 다녀왔다.
매주 진행되는 무료 수업 중 하나인데, 나는 작문 숙제가 두 개나 있어서 오늘은 빠지기로 했다.
아시안을 위한, 스패니쉬를 위한, 러시안을 위한 교정 클리닉이 각각 있다.
내가 만난 모든 러시안들을 다 끌고가고 싶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러시안들의 영어를 분석해 본 결과 그들은 th 발음을 z 로 발음한다.
그런데 j 발음은 d 나 y 로 발음해서 jooyoung 을 거의 발음하지 못한다;
대부분 듀르용, 율용 뭐 이런 사태;;; 그리고 er 발음은 yor 로 발음한다.
그래서 I told her that~ 은 아이 톨드 효르자~가 되니까 내가 못 알아들었던 것이다!!!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은 매우 준수한 것이었다. 귀에 쏙쏙 들어온다.
5.
오늘은 짜파게티를 먹었다.
김치 통조림도 땄다. 그런데 뭔가 한번 끓인 싱거운 김치찌개 맛이 났다.
그래도 좋다고 국물까지 먹었다. 오늘도 염분 과다로 일찍 잠들겠지. 흥.
포토 타임!
숙제하다 당 떨어져서 배 쥬스 원샷. 사각사각 생각나는구만.
여기도 냐옹님들의 천국. 도망가지 않아.
저 아래 피자빵에 꽂혀서 (80센트!) 덥석 집어먹었으나 맛은 그닥..
해질 무렵 한 컷. 연보랏빛 하늘에 막 켜진 가로등 한 점.
티비를 트니 모던패밀리 시즌 4가 뙇!!! 오랜만이에요. 똑뚜미 여사님!!!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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