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10시 근무.
어제의 피로가 가시기는 커녕 감기가 덜컥 들어버렸는지 목이 아침부터 매우 아프다.
공항에 나가보니 어제 마이너스 5천엔의 레지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나 쉬는 날 일어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확률로 따지면 그닥 위험하지 않은 위치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가지고 일하자!
오늘은 아이란도. 쿠로에(黒江) 언니의 특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쿠로에 언니의 말로는 아이란도에는 두 명의 남자사원이 있는데 (시끄러운 남자와 안시끄러운 나머지;;;)
내가 아이란도에 들어오는 날 그들이 모두 출근할 경우 내가 할 일이란,
1. 시끄러운 남자에게는 삐까리(번쩍이)와 떼까리(반질이) 중에서 어떤 것이 성이고 어떤 것이 이름이냐고 물어볼 것.
2. 안시끄러운 나머지의 배를 만질 것;;;
두 번째는 죽어도 못하겠다고 하자 그럼 1번이라도 꼭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절대 먼저 웃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며. 평일 오전이라 손님이 별로 없자
역시나 시끄러운 남자 타마키(玉置)군이 먼저 말을 걸었다.
"어려운 일은 타마키에게 맡겨주세요!"
"네. 근데요..."
"네네네~ 말해봐요~"
"삐까리하고 떼까리 중에서 어떤게 성이고 어떤게 이름이에요?"
"네???"
"그러니까.. 성함이 삐까리 떼까리가 맞아요? 떼까리 삐까리가 맞아요?"
"쿠로에상이 그랬죠? 맞죠?"
"아니에요. 아니에요."
"쿠로에~~~!!!!!!!"
깔깔깔.. 경쾌하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나의 한 마디로 이렇게 모두가 웃을 수 있다면.. ㅠ.ㅠ
점심시간, 도시락을 빼놓고 왔다는 걸 깨달았다. 정신은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밥을 놓고 오다니..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은 도시락 먹기가 살짝 괴롭다. 더 이상 반찬 쌀게 없다. ㅠ.ㅠ
김치는 냄새 난다고 안싸오는게 좋다고 하니 정말 말 그대로 매일 '그 밥에 그 나물'이다.
휴게실에 누구 아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식당에 같이 가자고 했을텐데 오늘따라 아무도 없다.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수첩 정리를 했다. 조금 쓸쓸했다.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늘따라 아이란도는 한산하고 베카코너에 사람이 바글댔다. 안 불려갈 수가 없었다. 영원한 마음의 고향 베카에서 역시나 진가를 발휘하는 듯;;; 신입사원들 앞에서 펄펄 날아다니며 센베를 팔아댔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베카의 8번 레지부터 닫을 준비를 했다. 퇴근 시간 3분 전. 심장이 두근두근 했다.
그러나... 아메미야상의 묵직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어어어어어어~ 이거 이상하다~"
베카의 모든 사원들이 몰려들었다. 마이너스 3,150엔. 물건 하나 값 딱 떨어진다. 오 마이 갓. 하필 퇴근하기 직전에!!! 나 오늘도 퇴근 못하는 것인가 ㅠ.ㅠ 퇴근 시간. 정신없는 사원들 틈에서 얼른 인사하고 냅다 뛰었다.
사실 그 레지에서 열번도 채 안찍은데다 3천엔 짜리 센베는 판 적도 없으니 이번에도 나는 자신있다! 뛰지말자!;;
집에 오는 길에 신주쿠 페페에서 전화가 왔다. 시계 보증서를 가지고 오라는 전화였다.
어차피 어제 보았던 시계가 눈에 아른아른 거리던 판 잘되었다 하고 신주쿠로 향했다.
보증서 대신 그날의 영수증을 내밀고, 난 앞가게에서 급한대로 싼 시계를 하나 샀다.
저녁으로는 390엔짜리 소바집에서 '한국냉면'이라는 여름 신메뉴를 주문했다. 590엔.
닭가슴살과 김치를 얹은 그럴듯한 냉면 맛이었다. 안그래도 날 더워지면서 냉면 생각이 간절했는데
좋은 메뉴를 찾아내서 너무 기뻤다. 그나저나 냉면을 먹고나니 목은 더 아파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오늘 밥을 한톨도 먹지 못했다. 약 먹고 얼른 자야지.
이 상태에서 기침까지 나오면 정말 죽고싶을 것 같다.
이젠 정말 끝.
어제의 피로가 가시기는 커녕 감기가 덜컥 들어버렸는지 목이 아침부터 매우 아프다.
공항에 나가보니 어제 마이너스 5천엔의 레지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나 쉬는 날 일어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확률로 따지면 그닥 위험하지 않은 위치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가지고 일하자!
오늘은 아이란도. 쿠로에(黒江) 언니의 특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쿠로에 언니의 말로는 아이란도에는 두 명의 남자사원이 있는데 (시끄러운 남자와 안시끄러운 나머지;;;)
내가 아이란도에 들어오는 날 그들이 모두 출근할 경우 내가 할 일이란,
1. 시끄러운 남자에게는 삐까리(번쩍이)와 떼까리(반질이) 중에서 어떤 것이 성이고 어떤 것이 이름이냐고 물어볼 것.
2. 안시끄러운 나머지의 배를 만질 것;;;
두 번째는 죽어도 못하겠다고 하자 그럼 1번이라도 꼭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절대 먼저 웃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며. 평일 오전이라 손님이 별로 없자
역시나 시끄러운 남자 타마키(玉置)군이 먼저 말을 걸었다.
"어려운 일은 타마키에게 맡겨주세요!"
"네. 근데요..."
"네네네~ 말해봐요~"
"삐까리하고 떼까리 중에서 어떤게 성이고 어떤게 이름이에요?"
"네???"
"그러니까.. 성함이 삐까리 떼까리가 맞아요? 떼까리 삐까리가 맞아요?"
"쿠로에상이 그랬죠? 맞죠?"
"아니에요. 아니에요."
"쿠로에~~~!!!!!!!"
깔깔깔.. 경쾌하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나의 한 마디로 이렇게 모두가 웃을 수 있다면.. ㅠ.ㅠ
점심시간, 도시락을 빼놓고 왔다는 걸 깨달았다. 정신은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밥을 놓고 오다니..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은 도시락 먹기가 살짝 괴롭다. 더 이상 반찬 쌀게 없다. ㅠ.ㅠ
김치는 냄새 난다고 안싸오는게 좋다고 하니 정말 말 그대로 매일 '그 밥에 그 나물'이다.
휴게실에 누구 아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식당에 같이 가자고 했을텐데 오늘따라 아무도 없다.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수첩 정리를 했다. 조금 쓸쓸했다.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늘따라 아이란도는 한산하고 베카코너에 사람이 바글댔다. 안 불려갈 수가 없었다. 영원한 마음의 고향 베카에서 역시나 진가를 발휘하는 듯;;; 신입사원들 앞에서 펄펄 날아다니며 센베를 팔아댔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베카의 8번 레지부터 닫을 준비를 했다. 퇴근 시간 3분 전. 심장이 두근두근 했다.
그러나... 아메미야상의 묵직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어어어어어어~ 이거 이상하다~"
베카의 모든 사원들이 몰려들었다. 마이너스 3,150엔. 물건 하나 값 딱 떨어진다. 오 마이 갓. 하필 퇴근하기 직전에!!! 나 오늘도 퇴근 못하는 것인가 ㅠ.ㅠ 퇴근 시간. 정신없는 사원들 틈에서 얼른 인사하고 냅다 뛰었다.
사실 그 레지에서 열번도 채 안찍은데다 3천엔 짜리 센베는 판 적도 없으니 이번에도 나는 자신있다! 뛰지말자!;;
집에 오는 길에 신주쿠 페페에서 전화가 왔다. 시계 보증서를 가지고 오라는 전화였다.
어차피 어제 보았던 시계가 눈에 아른아른 거리던 판 잘되었다 하고 신주쿠로 향했다.
보증서 대신 그날의 영수증을 내밀고, 난 앞가게에서 급한대로 싼 시계를 하나 샀다.
저녁으로는 390엔짜리 소바집에서 '한국냉면'이라는 여름 신메뉴를 주문했다. 590엔.
닭가슴살과 김치를 얹은 그럴듯한 냉면 맛이었다. 안그래도 날 더워지면서 냉면 생각이 간절했는데
좋은 메뉴를 찾아내서 너무 기뻤다. 그나저나 냉면을 먹고나니 목은 더 아파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오늘 밥을 한톨도 먹지 못했다. 약 먹고 얼른 자야지.
이 상태에서 기침까지 나오면 정말 죽고싶을 것 같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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