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고/겸손한 엄마의 콘텐츠39 엄마의 동네 : 2019 봄 부모님은 내가 결혼한 이듬해인 2010년 봄에 강화로 이사를 가셨다.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강화도로 이사를 가신다니 자식들은 너무 황당했고 시골 경험이 없는 할머니는 따라가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리셨다. 삼년 안에 다시 서울로 오실 줄 알았다. 그런데 올해가 십년차. 내가 결혼 십년을 유지한 것만큼 놀라운 일이다.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앞산이 푸르다. 가을에는 오색 낙엽이 양탄자가 되고 겨울에는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이 반긴다. 불안불안했던 나의 삼십대가 잘 넘어간 것은 강화도에 천천히 뿌리내린 엄마아빠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골살이 경험이 있는 아이의 정서가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하지만 어른의 정서도 바.. 2019. 3. 20. 엄마의 밥상 : 2019 봄 식당에서는 맛이 있건 없건 매번 사진을 찍는데 엄마 밥상은 찍은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남겨볼까 함. 만두, 전복, 낙지, 불고기 전골인데;;; 엄마의 반가운 마음이 두서 없이 들어간 것 같아서 볼 때마다 뭉클해진다. 좋아하는 고구마순도 언제나 말려서 철마다 해주시고 호박까지는 볶을 시간이 없어 언젠가부터 데쳐서 나온다. ㅋㅋ (그래도 맛있는 시골 호박) 오른쪽 끝에 푸른 김치는 강화 순무의 어린 잎으로 만든 열무김치로 순무김치보다 더 귀하고 매력적인 음식. 맨 위의 고추장 찌개는 우리집 시그니처 메뉴. 남편이 처음 우리 집에서 밥을 먹은 날 수많은 반찬을 제치고 저 찌개에만 밥을 두 공기 먹었다. 엄마는 이게 무슨 일인가 당황해하고, 할머니는 그 모습을 마음에 들어했다. .. 2019. 3. 20. 엄마의 글씨 : 병풍 내가 아주 어릴 적부터 하셨던 서예와 십년 전에 시작하신 표구와 병풍. 예전에 만드신 자수 병풍은 어디에 있으려나. 2019년 설날. 작품이 늘어나면 밑으로 계속 꼬리를 내릴 예정입니다. 이젠 정말 끝. 2019. 3. 20. 이전 1 ···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