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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배워야 산다

제과제빵 자격증을 따자! - 제빵편 (1) 우유식빵

by 하와이안걸 2018. 7. 4.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제빵 첫날이 다가왔다.

아, 벌써 7월이라니. 무려 삼사분기라니. ㅠㅠ

하반기라도 정신 차리자 마음을 다잡았으나

너무 더워... 정신 없이 더워... ㅠㅠ

휴대용 선풍기가 없었더라면 외출도 못했을 것 같다.



보통은 내가 먼저 도착해 있지만

첫날이라 자리도 새로 바뀌니 역에서 만나서 가기로 했다.

나이가 몇 갠데 아직도 이런 거에 긴장하고 난리.



제과 때 앉았던 뒷줄 창가자리가 목표였는데

이게 너무 일찍 가도 안 되고 늦게 가도 안 되는

어려운 자리였다. ㅋㅋ

결국 실패하고 뒷줄 가운데 테이블에 합석했으나

이 때까지도 남자 수강생이 보이지 않아 오랜만에 남편 정색. ㅋ

(나중에 두 명이 오긴 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고

재료비를 관리하는 반장과 회계 선출 시간이 숨막히게 지나갔다. (휴우)

그리고 제빵은 발효를 두 번 이상 하게 되므로

조별로 한 명씩 30분 먼저 와서 1차 발효를 해 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네. 제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누구보다 이른 귀가 원합니다!




긴 설명 끝에 첫 수업의 주인공 우유식빵이 시작되었다.

4시간....... 야식이고 뭐고 마음 접자. ㅋㅋㅋ

첫 시간이라 맛, 식감 비교를 위해 쇼트닝 식빵을 하고

다음 시간부터는 모든 유지를 버터로 교체하겠다고 한다. 우왕.




반죽기가 필수인 제빵 수업.  

제과 때와는 달리 지켜볼 필요가 없다.

주걱으로 벽을 긁어줄 필요도 없고, 

재료를 조금씩 나누어 넣을 필요도 없다.

물이든 가루든 기름이든 순식간에 한 덩이로 만들어주는 고마운 기계.

(그러니 사수할거야. 일찍 올거야. 이글이글.)




다만 첫날이라 어깨 싸움이 시작되었을 뿐.

나는 뒤로 물러서서 사진이나 찍으리.

남편은 솔선수범하여 새로운 조원들에게 반죽기 사용법을 가르쳤다.

너의 포지션을 찾았구나.




1차 발효. 빵빵빵.




중간 발효를 위한 계량 타임마.

180 그램씩 세 덩어리가 식빵틀에 들어간다.




중간 발효 중. 찐빵 아니고요.




빵의 모양을 잡아주는 성형 시간이다.

밀대로 밀어 삼단접기 후 다시 펴서 도르륵 말아준다.

식빵틀에 세 덩어리를 넣고 살살 눌러준 후 2차 발효.




2차 발효가 끝난 아이들은 오븐으로!

아이고. 오븐 들어가기 참 힘드네. ㅠㅠ

내 껀 두 번째 아이인데 나름 표시를 한다고 남은 반죽을 붙였으나,

바보같이 틀 안에다 붙이는 바람에 같이 부풀어 올랐다. ;;;




그 사이 선생님의 식빵이 완성되었다.

예쁘고 신기합니다요!!! ㅜㅜ




한 덩어리 받아서 조심스럽게 나누어 먹었다. 

이 와중에도 다들 가운데 덩어리 가져가겠다고 경쟁. ㅋㅋ

갓 구운 건 껍데기도 맛있습니다요. 




갓 구운 식빵 오랜만에 찢어 먹는구나. 



제과 때는 오븐에 넣을 때만 (간혹 냉장 휴지 시간에도)

시간이 비어서 그 때 간단히 수다를 떨거나

선생님 작품을 나누어 먹거나 했는데

제빵은 발효 시간이 워낙에 길고 잦다보니 

조원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길어진다!!!

한 명씩 살아온 이야기를 해도 될 시간이다!!! (위험)

 


남편은 일찌감치 밖으로 나가 게임에 몰두했고 ㅋㅋ

나는 제과 때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시간을 보냈다.

우리 모두의 소중한 신상이 털리지 않도록.




2차 발효만으로도 충분히 부풀었다 생각했는데

오븐 안에서도 계속 부풀어 오른다. 

천정에 닿을 듯이 솟아 오르는 게 신기했다.




우리 조 우유식빵 완성!

선생님 것보다 한톤 어두운 건 여전하다. ㅋ




냄새 구수하고 좋다.

버터향과 단내가 가득했던 제과 때와는 다른 느낌.




선풍기로 위잉위잉 식힌 후 서둘러 귀가.




이거슨 야식이 아니오!

지난 주말에 해 먹었던 열무 국수, 

야식의 유혹을 뿌리치게 만든 마법의 사진이다. 

사실 첫날이라 학원 근처에서 돼지갈비라도 구워볼까 싶었으나

너무 늦게 끝난데다 날도 더워서 국수로 합의!

하지만 국수는 무슨. 도착하자마자 씻고 뻗었다. 기력이 없스니다. ㅠㅠ




다음 날의 식빵.

회사에 가져가서 나눠 먹기에는 애매한 식빵.

단팥빵, 소보로빵 때를 기약하며 

오늘은 점심 샌드위치로 만족합시다.



근데 썰기가 어렵네요. ㅠㅠ




막 이런 거 사고 싶어지게...




남편 샌드위치 완성!




나도 점심으로 오랜만에 샌드위치!

요즘 유행하는 냉침차를 만들어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탄산수+얼그레이)




여름이다. 여름. 






누가 입맛이 떨어진대.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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