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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그냥

로동의 기쁨과 슬픔


프로젝트가 끝났다.

정확히는 내 임무가 끝났다.

사실 훨씬 일찍 끝날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오픈 직전까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다.



사이트 오픈 직전의 숨막힘. 

오랜만에 느껴보는 쪼임이었다.

그러나 오픈을 해도 들어갈 수 없는 사내 사이트. 

매일 같이 그리고 수정하던 화면인데 

이제는 구경도 할 수 없다니. 쳇.

하지만 이런 쿨내나는 이별도 한편 후련하다.



내가 맡았던 일은 흥미로운 분야가 아니었다. 

프로세스부터 용어까지 전문적이고 까다로왔다.

(그래서 나에게까지 기회가 왔지만.)

합류하자마자 밥도 못 먹을만큼 고생을 했고

그걸 아는 다른 기획자들은 아무도 내 일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곳에 말뚝을 박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될 정도로 혼자였다.

 


설이 지나고 극적으로 퇴사일이 정해지면서

고통의 인수인계 시간도 빠르게 다가왔다.  

7개월간의 배움을 문서로 옮기면서

다시금 한껏 낮아지는 시간을 가졌다. ㅠㅠ



그때 깨달았다.

모두가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일을 해야 

안정적으로 돈이 들어오는구나. 

다음 기회도 찾을 수 있구나.



그동안 집적거렸던 일들을 떠올려본다.

글과 그림과 빵. (탄식)



내 안의 욕망은 어디까지인가.

나의 만족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3월의 화두이다.

그리고 내일 떠난다. 오랜만에. 혼자서.




새 식구. New 검은 백팩과 바질 트리(from 애리언니). 

밖에서도 안에서도 안정감을 줄 것이다. 



이런 책 관심 없습니다만;;; 좋아하는 작가(가쿠타 미쓰요)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마라톤 광이라니. (안녕)



의외로 힐링 받았던 책. (그러나 디자인은 매우 실망)



혼자 꽂혀서 응원했던 드라마, 짐승이 될 수 없는 우리(獣になれない私たち)

클라이언트 잡의 끝을 보여준다. 



마지막 퇴근길의 딸기. 

혼자 와구와구 다 먹으려고 했는데 실패. (나에게 대실망)



내 옷장을 본 엄마. 갑자기 재봉 의지 불끈.;;;

네 마에 만원짜리 자투리천으로 가득한 광장시장에 소환되었다.



첫 번째 피팅을 위해 강화도 엄마 집에 가는 길.

2019 S/S 신상 원피스를 기대해주세요.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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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당 2019.03.06 09: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니 고생하셨어요~
    잘 다녀오세요~

    아침부터 뼈때리는 명언으로 다시 노동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모두가 싫어하고 귀찮은 일을 해야 안정적으로 돈이 들어오는구나..

    아 그렇게 십년 넘게 버텨서 엄청 지친 타이밍이었는데.
    인생의 진리.


  • 다당 2019.03.06 09: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참
    언니 광장시장의 저 원단을 보니
    몇년전 인도에 다녀오셔서 주셨던 머플러가 생각나요.
    그거 참 잘 하고 다녔는데. 활용도 100배 !!

    ss신상원피스 기대하겠습니다~
    미쿡에서 착용컷 찍으실꺼죠?

  • TankGirl 2019.03.10 2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뼈를 때리는 글이네.

    모두가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일을 해야 안정적으로 돈이 들어오는거였어...
    재미 1도 없는 안정적 직종에 종사중인 저에게 큰 위안이 되네요. ㅠ.ㅠ

    잘 다녀오시고 원피스 패션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