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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김장

길을 걷고/겸손한 엄마의 콘텐츠

by 하와이안걸 2019.03.2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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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여름. 

극도의 슬픔과 불안함에 방황하던 엄마와 나는

갑자기 장사에 꽂혀서 가게를 보러다니곤 했다.


컨셉은 황해도 음식 전문점.

부동산 거래가 뜸해지기 시작했던 때라 가는 곳마다 환영 받았고

하루에 몇 군데씩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마음에 탁 드는 가게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메인 메뉴는 김치밥, 녹두전, 만두.

엄마는 장마가 오기 전에 여름 김장을 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가게 계약을 한 후에 하자고 했고

엄마는 그땐 비싸져서 아무 것도 못한다고 했다.

그때의 엄마는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왜때문에 우리집. ㅎ



농구보다가 갑자기 쪽파를 다듬게 된 남편. 이때 참 많이도 싸웠지.


​나도 싫었는데 너도 싫었겠지. 하지만... (뒷말은 생략한다.)



다듬은 재료들과 함께 강화도로 이동.


배추 절이는 동안 가볍게 열무김치 완성.




​맞춤 젓갈 제조 (아마도 밴댕이젓)



분노의 다지기



​그리고 멸치젓 



그리고 새우젓


​여름 배추는 맛이 없어서 부추와 쪽파를 많이 넣어야 해.



​혼합 및 숙성완료


​절임 완료 (하루가 지난 것 같기도;;)



​노동요를 틀어보아라.


​끝을 안자르는 건 우리집뿐인가요.



​승용차로 배달해주신 족발.



강화도에 오시면 고향 막걸리를 꼭 드셔보세요.






겉절이도 한 가득.




 

그 김치는 아직도 강화도에 가득 남아있다.

물론 가게의 꿈은 접은 채로.

참고로 그 김치는 고춧가루가 잘못 들어가서 굉장히 맵다.

만두에 넣어도 매울 정도.



무엇에 홀린 듯한 여름이었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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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19.03.20 17:03
    오늘 제 눈이 호강하네요.
    김장 사진이라니요!

    저희 시댁도 총각무김치의 끝을 자르지 않아요~
    어머니도 자르지 않으시는군요!
    • 프로필 사진
      2019.03.21 00:02 신고
      아!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운 곡성김치ㅠ)
      우리는 대체 왜 서로의 김치를 탐하고 그리워하는가 ㅋㅋㅋ
  • 프로필 사진
    2019.03.23 00:17
    그 질풍노도 같던 시절이 생각나는구료.
    저 김치가 큰 일을 했던 것이지. 암.
    매워도 용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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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3.31 11:51 신고
      저런 김치가 묵은지가 되면 또 든든하지요.
      아 덥고도 더웠던 여름이었어요.
      토닥토닥. (김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