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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겸손한 엄마의 콘텐츠

엄마의 여름 김장

by 하와이안걸 2019. 3. 20.

​작년 초여름. 

극도의 슬픔과 불안함에 방황하던 엄마와 나는

갑자기 장사에 꽂혀서 가게를 보러다니곤 했다.

 

컨셉은 황해도 음식 전문점.

부동산 거래가 뜸해지기 시작했던 때라 가는 곳마다 환영 받았고

하루에 몇 군데씩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마음에 탁 드는 가게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메인 메뉴는 김치밥, 녹두전, 만두.

엄마는 장마가 오기 전에 여름 김장을 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가게 계약을 한 후에 하자고 했고

엄마는 그땐 비싸져서 아무 것도 못한다고 했다.

그때의 엄마는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왜때문에 우리집. ㅎ

 

 

농구보다가 갑자기 쪽파를 다듬게 된 남편. 이때 참 많이도 싸웠지.

 

 

​나도 싫었는데 너도 싫었겠지. 하지만... (뒷말은 생략한다.)

 

 

 

다듬은 재료들과 함께 강화도로 이동.

 

배추 절이는 동안 가볍게 열무김치 완성.

 
 
 

​맞춤 젓갈 제조 (아마도 밴댕이젓)

 

 

분노의 다지기

 

 

​그리고 멸치젓 

 

 

그리고 새우젓


​여름 배추는 맛이 없어서 부추와 쪽파를 많이 넣어야 해.

 

 

​혼합 및 숙성완료

 

​절임 완료 (하루가 지난 것 같기도;;)

 

 

​노동요를 틀어보아라.

 

​끝을 안자르는 건 우리집뿐인가요.

 

 

​승용차로 배달해주신 족발.

 

 

강화도에 오시면 고향 막걸리를 꼭 드셔보세요.

 





겉절이도 한 가득.

 

 

 

 

그 김치는 아직도 강화도에 가득 남아있다.

물론 가게의 꿈은 접은 채로.

참고로 그 김치는 고춧가루가 잘못 들어가서 굉장히 맵다.

만두에 넣어도 매울 정도.

 

 

무엇에 홀린 듯한 여름이었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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