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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그냥

나기의 휴식과 함께한 강제 일드 로케

by 하와이안걸 2020. 7. 21.

 

 

 

넷플릭스에 이어 왓챠 계정이 생겼다.

자체 신작을 계속 발표하는 넷플릭스와는 다르게

다소 올드한 영화 리스트로 의외의 신선함을 주는 왓챠. ㅋㅋㅋ

그중 나름 신작에 속하는 일드 썸네일을 클릭해 보았다.

 

 

 

 

 

줄곧 남의 눈치만 살피며.. (잠시눈물좀요ㅠ)

 

 

 

 


나기의 휴식
凪のお暇
なぎのおいとま
나기노오이토마

 

なぎ [凪]
1. 바람이 멎고 물결이 잔잔해짐.

*한자사전에서는 '그칠 지'로 나오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일본 고유 한자.

 

 

나기는 여주인공 이름으로 위와 같은 뜻을 지녔다.

아, 이름부터 성격이 유추되지 않는가. ㅠㅠ

(착하고 성실하며 거절 못하고 당연히 호구흑흑 ㅠㅠ)

 

いとま [暇]
1. 틈; 짬.
2. 쉼; 휴가; 말미.
3. 해고시킴; 또, 이혼함.
4. 작별함; 물러감.

 


틈 가, 겨를 가(暇) 자는 일본에서 히마, 이토마 두 가지로 많이 읽히는데

여기서는 이토마에 오(お)를 붙여 

흔히 쓰이는 틈이나 잠깐의 겨를이 아닌,

나기 인생에 있어서 특별한 공백임을 강조한 듯 하다.

이런 주제 면에서는 일드의 고전 롱바케(Long Vacation)와 닮아 있다.

 

 

 

 

 

 

 

 

 

 

그냥 떠오른 일드 1. Long Vacation (1996)

 

 

 

 

 

 

 

 

주인공 분석을 해 보면,

 

 

 

-신체적 컴플렉스 및 부모의 영향으로 자존감이 낮으며 

-수동적인 일과 연애를 자각 없이 이어가고

-은근히 재주 많고 장점 많지만 아무도 모르고;;;

-자유로운 영혼인 서브 남주만 그걸 알아보고 관심을 갖는;;;;;;; 

 

 

 

 

초반부터 고구마 먹이고 시작하는 전형적인 여성 서사 ㅠㅠ 

여기에 로맨스 떡밥만 뿌린 채 해피엔딩으로 끝나겠지 싶었는데

나름 신박한 반전과 공감 가는 디테일,

그리고 계절과 공간에 대한 섬세한 묘사로 

힐링 드라마, 다시 정주행하고픈 드라마로 마무리 되었다. (우왕 ㅠㅠ) 

 

 

 

 

 

또한, 이 드라마는 배우들이 아주 좋다.

그 증거로, 명대사 수집가인 내가 이 드라마에서만큼은

화면을 멈추고 대사 메모하는 것을 잊고 말았다.

그냥 화면에 빨려들어가서 몰입, 몰입, 과몰입.....

 

 

 

 

 

특히 우리 나기짱.

못생겨야할 땐 확실히 망가지고;;;

빛나야 할 땐 더없이 눈부신 나기 역을

쿠로키 하루만큼 잘 살리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은근 케미요정이시고.)

 

 

 

 

쿠로키 하루 (1990~)

 

 

 

 

 

 

 

다시 드라마로 넘어와서;;;

 

 

 

 

엘레강스 팰리스 of 나기의 휴식

 

 

 

 

 

나기가 집에 있는 씬의 시작은

늘 매미 소리와 함께 이 아파트의 전경을 보여주는데

 

 

 

 

해피니스 산차 of 수박

 

 

 

 

 

이 여름여름한 소리와 배경을 볼 때마다

일드 수박에 나오는 해피니스 산차가 떠올랐고!

(그런데 막상 사진을 보니 한참 다르다잉;;;)

 

 

 

 

 

 

그냥 떠오른 일드 2. 수박 (2003)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수박과 나기의 휴식 모두 강추!

풀내음 확 느껴지는 진한 녹음에 눈이 시원해질 것이다.

물 소리, 매미 소리는 덤!

 

 

 

 

 

 

 

 

다시 드라마로 넘어와서;;;

 

 

 

 

 

좋아하는 배우만 이름 별도 표기;;; (미안하다 곤;;;)

 

 

 

 

 

많은 등장인물과 복잡한 관계가 있고

이 인간 군상들이 얌전히 제 갈길을 가지 않는다 ㅠㅠ

약 먹었나 싶은 사고도 치고

잔인한 말도 서슴 없이 내뱉는다.

 

 

 

 

 

 

오열이 일상 ;;;

 

 

 

 

 

이렇듯 꼬이고 꼬인 인간 관계를 보니

이 드라마가 떠오르고 말았다.

 

 

 

 

 

 

그냥 떠오른 일드 3. 최고의 이혼 (2013)

 

 

 

 

 

 

준비되지 않은 두 쌍의 부부에게 내던져진 리얼 라이프.

그 속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최고의 이혼.

아직도 나는 저 중 한 명의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다;;;

(고작 11화로는 고쳐쓸 수 없는 캐릭터가 하나 있음;;;)

 

 

 

 

 

배경을 보아요

 

 

 

 

일본의 힙한 동네 나카메구로를 배경으로 하는지라

사건의 순간에도, 화해의 순간에도

그들 뒤로는 저 메구로강이 흐른다.

그런데...

 

 

 

 

 

 

신지도 나카메구로에 사네? (강으로 가는 포스팅;;;)

 

 

 

 

 

 

 

 

 

다시 드라마로 돌아와서;;; (돌아가지마;;;)

 

 

 

 

 

 

 

 

 

 

이 드라마는 분명 나기의 성장 드라마지만

나에겐 자꾸 이 언니가 눈에 밟혔다.

 

 

 

 

 

 

 

 

(좌) 이치카와 미카코 (1978~)

 

 

 

 

 

시골에서도 (수박 외 다수),

섬에서도 (안경 외 다수),

쌩얼에 앞치마만 둘러도 세상 스타일리시했던 미카코상이

멋을 안내는 것으로 모자라

멋을 마이너스로 내고 나온 첫 드라마인 듯 하다. ㅠㅠ

 

 

 

 

 

이 두 사람이 만나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연애 과정만큼이나 흡입력이 있었다.

아, 명대사를 굳이 찾자면 이 관계에서 많이 나왔을 것이다.

 

 

 

 

 

고로 나는 이 드라마를 버디물로 보고 있으며,

이 관계성을 중심으로 속편이 나오길 고대한다.

(코인란도리 떡밥을 회수하라 ㅠㅠ)

 

 

 

 

 

그냥 떠오른 일드 4. 파이팅 걸 (2001) 

 

 

 

 

 

 

후카쿙과 윤손하가 함께 나온 드라마로

다시 찾아볼 만큼의 완성도는 솔직히 아니지만

당시 20대였고, 일본어에 관심이 많던 나로서는

한 회 한 회가 용기가 되었던 드라마다.

 

 

 

 

 

 

20년이 흘렀지만 세상은 그대로구나 ㅠㅠ

 

 

 

 

 

 

글을 마치기 전에 (네?)

가장 좋았던 장면을 올려보려고 한다. 

(이건 스포가 될 수 있겠네요.)

 

 

 

 

 

 

 

 

두 주인공의 활짝 핀 웃음도 황홀했지만

 

 

 

 

 

 

 

저 보온병에 눈길이 가서 미치겠네요

 

 

 

 

 

 

 

 

 

 

 

 

 

 

응. 브루노와 써모스의 콜라보야.

 

 

 

 

 

 

 

 

 

저 흰색... 저도... 제발... (꼬르륵)

 

 

 

 

 

 

 

 

 

 

나기의 위시리스트를 봐야할 타이밍에

나의 위시리스트가 생겨버렸다.

아, 마키에게 부탁할까 말까... ㅠㅠ

270그램이면 좀 무거운 편이긴 한데...

 

 

 

 

 

 

 

 

 

 

(자, 이제 나기의 진짜 위시리스트가 펼쳐집니다.)

 

 

 

 

 

 

 

 

 (feat. 열일하는 채널J 자막팀)

 

 

 

 

 

 

보통 이런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피해자라

가해자에게 복수를 하거나 화해를 유도하는 방식이 강요되어 왔다.

그러나 세상만사 쌍방과실.

나기에게도 잘못된 부분은 분명 있었고

이 드라마에서는 그 부분마저 놓치지 않고 돌아볼 수 있도록

충분히 여유를 준다.

 

 

 

 

 

어찌 보면 참으로 뻔한 위시리스트지만

그래서 더 담백하게 와닿았던 것 같다.

(남에게 관심을 갖는다라니 ㅋㅋㅋ 너무 찔리잖아 ㅋㅋㅋ)

 

 

 

 

 

 

 

그리고 나기와 마주치는 장면은 거의 없었지만

너무나 눈부셨던 또 한 명의 여성... 

 

 

 

 

 

 

 

할 말은 사요나라 뿐 ㅠㅠ 

 

 

 

 

 

 

 

 

 

 

 

당신도 리셋할 수 있습니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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