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간의 프로젝트가 끝이 났다.
코로나 시국에 일을 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으나
마스크 뒤에서 욕하는 버릇을 얻었다;;;
한순간에 무너지는 인성이여.
그래도 성과가 있다면....
1. 열혈 블로거로 부활
하루의 평화는 오로지 점심 시간뿐이어서
파워 왕따 & 파워 모드로 폭풍 포스팅을 했다.
어떤 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가끔 오백명, 천명 넘게 몰려오는 날도 있었고
자주 못 보는 친구들과 댓글로 소통할 수 있어서
블로그 활동 자체가 우울한 시기의 활력소였다.
2. 을지로 맛집 리스트
전통의 노포부터 힙한 레트로 샵까지 다양하게 갖춘 을지로여서
어딜 들어가도 카메라가 쉴 새가 없었다.
그 덕에 을지로 호캉스도 도전해볼 수 있었고,
먹는 즐거움은 역시 큰 것이라 위기 때마다 위안이 되어주었다.
특히 을지로 커피의 맛과 멋을 알게된 것이 가장 큰 수확!
3. 응급처치약 발견
갑자기 두통이 찾아오면 눈알이 빠질 듯 아파왔고, 억지로 토해야만 진정이 되었다.
그러나 토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가장 무난한 타이레놀을 먹어왔는데
미쿡에서 사 온 100알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순삭한 것;;;
급한대로 찾아간 약국에서 추천한 이 약이 다행히 잘 맞아서 큰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는 먹을 일이 없어야겠지만,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네.
4. 운동 다시 시작
종목도, 가격도, 시설도 상관 없어.
집에서 몇 걸음인가가 가장 중요했다.
환복도, 샤워도 필요 없이 땀범벅인 채로 귀가할 수 있는 거리면 OK!
그게 설령 주짓수라도 등록하고 말 것이다 결심했는데
정말 환상적인 거리에 환상적인 센터가 있었다.
상담하고 너무 좋아서 바로 두 손으로 카드를 내밀며 굽신굽신.
저 좀 살려주십시오!!! ㅠㅠ
5. 화분 대신 공간
사랑의 상징 산마늘도,
웬일로 잘 자란다 싶던 유칼립투스도 바싹 말라죽었다.
나에게 남은 건 군자란과 산세베리아.
(올 가을겨울 잘 버티어보자 ㅠㅠ)
화분을 정리하면 생각보다 많은 공간이 생긴다.
버림으로 생긴 공간을 잘 관리하면서
조금이라도 쾌적하게 살아야겠다 결심했다.
곤마리의 한국 버전인 신박한 정리가 큰 대리만족이 되고 있다.
통증은 약과 운동으로,
지친 마음은 블로그와 음식으로,
어수선한 마음은 집을 정리하면서
이 좋은 가을을 느리게 보내고 싶었는데
남편은 해외 출장을 갔고 ㅠ
나는 내일부터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생계란 그런 것.
직구로 보답하겠습니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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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문장 하나하나 넘 주옥같아서 복사 하다 포기요 ㅎㅎ 새 프로젝 홧팅 홧팅.
김팀님이 핫도그로 날려버린 애잔한 마음 ㅋㅋㅋㅋ
답글
그러게 말임. 핫도그도 먹고 슈니첼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매일 관광객 모드로 지내고 있네;;;
안그래도 블로그에 포스팅이 뜸하시길래
집에서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계시는구나 했더니만
바로 새로운 프로젝트에 뛰어드셨군요.
얼마 남지 않은 휴식, 알차게 보내십시오!!
답글
응. 집에 붙박이가 되어부렀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도 그냥 누워만 있는 주말...
덕분에 을지로 노포 랜선 방문 즐거웠다요.
(요즘은 늘 파워왕따를 당하고 싶은 마음이라... 한편 부럽구려.)
출근하기 싫어 죽겠는 일요일 밤, 생계란 그런 것에서 큰 깨달음 얻고 갑니다.
생계란 그런 것이쥬.
답글
그언젠가
안전한데 기운나는 주말이 되면
호랑이 커피를 마시러 가봅시다.
호랑이 기운이 필요한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