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과체중으로 살아온 나에게,
칼로리와 염분과 탄수화물이 두려운 나에게,
부대찌개 = 살찌려고 기어이 먹는 음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과거형 주의)
김치찌개만으로도 충분한 밥도둑인데
거기에 햄과 라면, 치즈까지 추가하는 파렴치!
딱히 반찬이 필요없는 음식인데도
칼로리 높은 계란말이나 스팸구이가 사이드 메뉴라는 부조리!
채소라고는 찌개 속 김치와 대파가 전부! 그래봐야 한줌!
단백질이라고는 햄에 미세하게 포함된 돈육! 역시 한줌!
너무 짜다 싶어 밥상을 둘러보면
새하얀 쌀밥만이 나를 바라보는 비극... ㅠㅠ
이렇듯 부대찌개는 나에게 그저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김팀은 달랐다. (설명은 생략한다.)
[카카오맵] 평택국제중앙시장
경기 평택시 신장동 322-46
http://kko.to/h5XuHhqo5
평택국제중앙시장
경기 평택시 중앙시장로25번길 11-4
http://naver.me/x508F3Jl
어쩌다 차로 평택 시내를 지나게 되었다.
김팀과 함께였고 때마침 점심시간이었다.
미군 부대라...
메뉴가 압축되는 순간이었다.
햄버거 vs 부대찌개
확률 절반의 돼지돼지돌림판에서 하필 부대찌개가 걸렸다.
내키진 않았지만 운전자 우대 정신에 입각하여 기꺼이 맛집을 검색했다.
월요일.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2시 언저리 그리고 추운 날씨...
그래도 줄이 있었다.
40분 대기 끝에 드디어 입성.
아...
난로, 스피커까지 완비된 대기실이 따로 있길래
내부가 엄청 넓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담했다.
그 아담한 내부에 (당연히) 직원은 많았고
그분들은 쉴 새 없이 같은 말과 행동을 반복하셨다.
같은 말 :
신발은 신발장에 넣어주세요, 밥 포함 가격입니다, 라면은 절반 드시고나서 추가하시고요, 뚜껑 열지 마시고요....
같은 동작 :
햄 썰기, 햄 썰기, 햄 썰기, 햄 썰기, 포장하기, 계산하기, 햄 썰기, 햄 썰기, 햄 썰기, 햄 썰기, 햄 썰기, 햄 썰기....
반찬은 이게 끝.
김 없다. 계란말이 추가 주문? 그런 거 없다.
그런데 김치가 진짜 시원하니 맛있고, 밥도 예술.
아니 이 밥은... 엄마가 강화쌀로 지어준 밥맛?
이때 나는 감지했다.
이 머슴밥을 다 먹을 것 같다는 위험 신호를 말이다.
내안의 출출이 세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 순간이었다.
맛있어.
진한데 안 느끼해.
너무 마늘마늘하지도 않아.
짜지도 않고 맵지도 않고 간이 딱 맞아.
한끼를 배불리 먹어서가 아니라
부대찌개가 맛있다는 걸 알게 되서
그래서 망했다고 ㅠㅠ
[카카오맵] 김네집
경기 평택시 중앙시장로25번길 15 1,2층 (신장동) http://kko.to/y_7isxmUb
김네집
경기 평택시 중앙시장로25번길 15 김네집
http://naver.me/GxORslAi
다음은 의정부인가.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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