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눌러앉기/2004-2006, Japan79 피해의식 4월 11일. 10시 근무. 월요일이지만 월요일 같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 토할 것만 같았다. 재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오늘의 바이오리듬은 최악이었다. 오늘 뿐이 아니고 요즘들어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쳐있는 느낌. 일하다가 문득문득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일적으로 실수를 하는건 아닌데 이 중에서 내가 제일 말 안통하는 직원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런 와중에 이케다상의 관심은 물론 고마운 것이었지만, 일에 있어서는 냉정한 그녀기에 일의 지시라든가 가벼운 지적은 계속되었다. 근무시간 7시간 반. 휴식시간 한시간. 당연히 나는 그녀 앞에서 여전히 긴장한다. 휴게실에서도. 저녁 시간이 되자 조금 한산해진 매장. 어디선가 영어회화가 들렸다. 아키바상이 한 외국인을 여기저기 안.. 2005. 4. 11. 체력의 한계가 슬슬.. 4월 10일. 새벽 근무. 이틀연속 새벽이다. 전날 저녁근무에 다음날 새벽 출근도 물론 힘들지만, 그 다음날까지 새벽 출근일 경우 그 날은 정말 눈물나게 힘들다. 수면시간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생기는 현상인 것 같다. 아, 인체는 신비롭기도 하지. 문득 단학 다니던 생각이 났다. 같이 다녔던 이모씨는 사범이 되어 일본으로 갔다던데 타향에서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 다시 내면과 대화;할 시간이 온 것인가. 뚱땡이 다카하시는 오늘 신이 났다. 퇴근 후 그 좋아라하는 한국음식을 먹으러 서울로 가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에도 쪼르르 달려와서 가이드북을 펼쳤다. "이상이 가보고 좋았던 곳 있으면 동그라미, 별로인 곳은 가위표를 쳐주세요." 얘는 한국에 관한거 물어볼 때만 존대말이다. 찜닭, 불닭, 냉면, 해물.. 2005. 4. 10. 신입사원의 계절 4월 9일. 새벽 근무. 간만에 새벽 근무였다. 알람이 몇번이 울렸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으로 부랴부랴 서둘러서 집을 나섰다. 새벽에 출근하면 휴식시간은 보통 7시반~8시반 사이. 30분 동안 보통 아침밥을 먹거나 뉴스를 보는데 오늘은 바로 침대로 직행했다. (휴게실에 딱 한대뿐인 침대. 경쟁률 백대일이다;;;) 삽십분동안 정말 푹- 잠들어버렸다. 오늘은 공항 곳곳에 신입사원들이 뿌려지는 날이다. 화과자관에는 니시마기, 아라키 라는 이름의 두 여자사원이 들어왔다. 진짜.. 진짜 어렸다. 어려보이는게 아니고 진짜 어린 아이들이었다;;; 얼굴에는 긴장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미팅 때 첫 인사를 하는데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하긴 경력 이빠이 아줌마 아저씨들에, 말만한 처자들이 가득한데 어찌 긴장을 안할수가 .. 2005. 4. 9. 이케다 미치코의 메일 4월 8일. 저녁 근무. 금요일.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바글바글댄다. 오늘부터 항공권 바겐세일 기간이란다. 주말 내내 죽었구만... 사원들과 하나둘 눈인사를 하는데 그그저께의 영웅 오카베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달려온다. "이짱~ 이짱~ 어떻게된거야~ 도대체 왜그런거야~" "뭘???" "내 락커 말이야. 얼마나 놀랬는데. 오카베 드디어 이지메 당하는구나 싶었다구!" 아, 커피믹스! 그러고보니 영화 같은데서 이지메 당하는 애들 락커에 지저분한 낙서와 함께 뭐가 막 꽂혀있던 걸 본 것도 같다. "놀랬다면 미안. 나 그날 메모지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키키~ 아니야. 고마웠다구~~~" 점심시간. 오늘도 다른날과 다름없이 혼자 도시락을 뚝딱 해치우고 커피를 마시면서 티비를 보는데 스윽 누군가가 다.. 2005. 4. 8. 우에노의 꽃놀이 인파 4월 7일. 휴일. 오늘은 치바에서 공부하는 친척동생을 만나는 날이다. 오후 1시. 우에노. 그러고보니 우리는 한달에 한번 만나는 것 같다. 아, 동경과 치바의 좁혀지지 않는 거리여. (사실은 차비의 압박;) 티비에서 봐둔 우에노의 120엔 균일 회전초밥집에 데려가서 초밥을 먹였다. 그녀의 외식은 무조건 초밥. 여기서 남는건 초밥밖에 없다고 믿는 그녀. 저녁도 여기서 초밥 먹으면 안되냐고 물어본다. ;;; 그녀는 9월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오빠의 결혼 소식을 이미 접했으나 집에서는 오지 말라 했단다;;; 딱히 갈데도 없고 디카도 없는 불쌍한 두 여인. 가진건 튼튼한 두 다리뿐이라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우에노에서 아키하바라를 들러 전자제품을 휘휘 봐주시고, 아키하바라에서 칸다로, 칸다에서 유락쵸까지 쉬.. 2005. 4. 7. 모노레일 1구간의 거리 4월 6일. 휴일. 너무 따뜻하고 좋은 날씨. 더 오래 자고 싶었지만 집 앞 초등학교에서 조회를 하는 바람에;;; 아이들의 앞으로 나란히에도, 교장선생님 훈화에도, 새로 온 선생님들 인사에도 꿋꿋이 버텼건만... 마지막 교가제창에서 더는 못 참고 일어나버렸다. ㅠ.ㅠ 이불을 걷고 빨래를 돌리러 밖으로 나갔더니 학교와 집 사이 철조망으로 활짝 핀 벚꽃이 손을 내밀고 있었다. 아, 이런게 바로 일상의 기쁨이려니 ㅠ.ㅠ 김치찌개에 밥을 먹고 오늘 계획을 세워보았다. 김치를 담그고.. 얼른 밖으로 나가서 화과자 공부;;를 하면서 은진이를 기다려야지. 어제 퇴근 후 모노레일을 타고 2 터미널로 갔다. 혹시나 은진이가 일하고 있을까 해서. 2 터미널은 새로 지은 건물이라 확실히 깨끗하고 멋졌다. 그러나 식빈관은 믿.. 2005. 4. 6.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