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707 디카를 지르다. 4월 25일. 휴일. 열차탈선사고. 자는 동안 비가 왔다. 으슬으슬 떨며 일어나서 테레비를 켜니 열차 사고 소식으로 전 채널이 시끌시끌 했다. 간사이 지방인 효고(兵庫)현을 지나던 JR 열차가 탈선해서 맨션을 들이받은 것이다. 지진 하나로도 참 벅찰텐데 이런 대형 사고까지 일어나다니.. 여기도 뭔가 나쁜 기운이 흐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기분 울적해져서 테레비를 끄고 나갈 준비를 했다. 어차피 가을동화도 안할게 뻔하고... 이렇게 추운 날은 차라리 밖으로 나가는게 좋다. 일단 집이 더 춥고 어둡기 때문에 이불 속에서 안나올게 뻔하다. 일어나면 배고프니 밥을 해먹을테고 먹고나면 허전해서 또 우울해지고... 은행에 들러 방세를 내고 전차를 탔다. 아키하바라를 갈 것인가, 유락쵸 비꾸카메라를 갈 것인가. 역시 .. 2005. 4. 25. 한국말, 어렵지.. 4월 24일. 10시 근무. 서울 다녀온 후로 다카하시가 친절하게 대해준다. 얜 정말 한국이 좋은가보다. 쉬는 시간에도 휴게실에 안가고 사무실 컴퓨터로 한국어 강좌를 듣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하려는지 궁금하다. 정말 연세어학당에 가려는걸까? 여튼 머지않아 존대말로 날 찾아오겠지. 하하하;;; 이번 달 미야자와와는 별로 만난 적이 없다. 마치 일부러 안마주치도록 스케줄을 짠 것처럼. 여튼 오늘 오랜만에 미야자와와 마주보며 일을 했다. 인사해도 늘 무시하더니 오늘은 환하게 웃으면서 받아준다. 뭐야! 다들 왜 이렇게 다정해!! 불안해졌다. ;;; 오후에는 하타노랑 지하 금고에 돈을 바꾸러 갔다. 일주일 중 제일 바쁜 일요일 오후. 안그래도 발바닥에 땀나도록 동동거리던 중, 나를 불러준 하타노가 오늘따라 눈물.. 2005. 4. 24. 어디에도 없는 연인; 4월 23일. 10시 근무. "이짱. 여기 온지 몇년이나 되었어?" "4개월." "아직 못가본 곳이 많겠네." "응. 그렇지 뭐." "오늘은 그럼 일본 어디에 가고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성격좋고 귀엽고 날 잘 챙겨주는 아이란도의 구미(久美)는 사실 나보다 7살이나 어리다. ;;; 그러나 늘 언니 행세를 하면서 심지어는 나를 귀여워한다. -_-;;; 내가 맨날 들고다니는 전자사전에 관심이 많고, 세상 연애에 끼어들고 싶어하는 구미짱. 주말인데도 한가한 시간이 많아서 오늘은 구미짱과 이야기를 나눴다. "가보고 싶은 곳 있어?" "음.. 디즈니랜드?" "아~ 정말? 나 25일날 디즈니 씨(sea)에 가는데~" "남자친구랑?" "응! 나는 랜드보다 씨를 좋아해." "연인들은 보통 씨를 많이 가더라." ".. 2005. 4. 23. 신입사원과 함께한 휴일 4월 22일. 휴일. 어제 오후부터 개이더니 오늘은 아주 맑았다. 일어나자마자 빨래부터 돌렸다. 수건이 미장원집처럼 한가득이다. 그러고도 한번을 더 돌렸다. 기분이 좋다. 오늘은 김짱 부모님이 오시는 날. 김짱의 부탁으로 12시쯤 집 근처 위클리맨션에 열쇠를 받으러 갔다. 트윈룸 일박에 9,900엔. 비싸긴 하지만 집이랑도 가깝고 부모님 오시면 모시고 가기 딱 좋은 것 같다. 슬쩍 들어가봤는데 시설도 아주 깨끗하고. 돌아오는 길에 야채가게에 들러 파인애플과 단호박, 그리고 김치거리를 샀다. 봄이긴 봄인가보다. 부추, 미나리, 쪽파값이 반으로 떨어졌다. 냉동시켜놓은 파, 마늘로만 만들던 김치. 오늘은 부추와 미나리, 쪽파를 듬뿍듬뿍 넣었다. 김짱이 좋아하는 무채나물도 한통 가득해두었다. 파인애플을 잘라먹으.. 2005. 4. 22. 오카베의 명강의 4월 21일. 새벽 근무. 간만에 새벽에 일어나려니 죽을만큼 힘들었다. 어제 12시 넘어서 잤는데 3시 40분에 일어나려니 당연한 일. 게다가 어제는 귀찮아서 도시락도 싸지 않았다. 김짱이 도시락을 싸기 시작해서 냉장고에 반찬도 제법 있건만 쌀 씻기가 귀찮아서;;; (오~ 너무 쉽게 변해가네~ 오~ 너무 빨리 변해가네~ ㅠ.ㅠ 둥둥두루둥~) 간만에 후쿠다와 단둘이 센베를 팔았다. 이 아이는 점점 다크서클이 심해진다. 건너편 코너에서는 안스럽기 그지없는 후쿠다 얼굴을 보며 쿡쿡대느라 정신들이 없다. "후쿠다군. 눈이 반쯤 감겨있네요." "네. 게다가 오늘 렌즈도 빼먹고 와서 보이지도 않아요." "위험하네." "네. 근데 이상도 많이 피곤해 보이네요. 아직도 힘든가요?" "네. 좀 아까도 금고 체크하는데 쉬.. 2005. 4. 21.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 4월 20일. 저녁 근무. "이상. 이름이 쥬용이야? ;;;" 출근하자마자 내 타임카드에 적힌 풀네임(ィジュヨン)을 보고 하타노가 말을 걸었다. "네. 원래는 주.영.인데요. 이렇게밖에 쓸수가 없네요." "쥬.용. 맞잖아." "주.영. 이에요." "응. 쥬.용." "(에잇 ㅡ.ㅡ;;;)" "그럼 앞으로 쥬용짱이라고 불러도 돼?" "그건 상관없는데 되도록 발음을 좀 더 정확하게..." "응. 알았어. 쥬용짱." ;;; 오늘따라 하타노랑 일할게 많아서 하루종일 '쥬용짱'이라 불렸다. 그럴때마다 직원들은 쟤가 또 누굴 잘못부르나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 잠깐이겠지만 그래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세 번째 사람이다. "하타노상 이름은 뭔데요?" "준이치(潤一)." "아, 주니치 드래곤즈의 주니치?" "그건 주.. 2005. 4. 20. 이전 1 ··· 261 262 263 264 265 266 267 ··· 2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