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707 남은 백수 이야기 1.5개월 째 노는 중이다.그동안 놀랍도록 인터넷을 하지 않았다.나 같은 구구절절 블로거는 PC가 제격인데! (스마트폰은 커녕 노트북도 안돼!)왜 그동안 PC 앞에 앉지 못했는가.정답은 2번에. 2. 남편이 3개월의 휴가를 마치고 어제부터 출근했다.새 직장이 확정된 후의 마지막 9월은 억지로 놀아준 느낌마저 든다.10월이 되자 스프린터처럼 슝 달려나갔다.그래. 이제 조미료 팍팍 들어간 밥도 사먹고, 출퇴근 길에 몸싸움도 하고 그러려무나.네가 없는 동안 나는 뚱땅뚱땅 집을 바꿔버리겠다. 므흐하하하. 3.이렇게 긴 휴가는 오랜만이었지만 둘이 싸우지 않고 잘 지냈다.집 근처 도서관도 가고, 나름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었다.너무 더웠던 8월에는 카페 도장도 엄청 찍어댔다.둘 다 한약을 먹기 시작했고, 남편은.. 2015. 10. 2. 간사이 효도 여행 1 (20150602) (칠순의 부모님과 백수가 된 마흔살 딸내미가 함께한 닷새간의 여행을 기록했습니다.) 올 봄, 부모님과 함께 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부모님의 정기검진에 어쩌다 따라가게 된 것이었죠. 그렇게 어쩌다 검진 결과도 공유하게 되었고, 얼마나 많은 약을 한꺼번에 받으시는지도 직접 확인하였어요. 다행히 나빴던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완치되면 일본에 가자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저는 이 여행을 올해의 미션으로 세웠고, 초여름이 시작되던 어느 날 엔저의 축복 속에 고대하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출국장 가시나요?" 인천공항역에 내리자마자 전동카트가 스윽 다가옵니다. 어르신과 짐이 많은 분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하네요. 출국 터미널까지의 짧지 않은 직선 도로를 기분 좋게 달렸습니다. 운전하시는.. 2015. 9. 19. 밥솥 병원 우리집 6년차 밥솥이 어느날부터 취사 중 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주말에 서비스 센터를 찾아갔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수리는 정말 신속하게 해 주더라구요. 마치 저녁밥은 이 밥솥으로 해 드시라는 듯. 그리고 밥솥을 받아든 사람들은 모두 아이를 품듯이 소중히 안고가는 거에요. 밥솥이 새삼 가족같이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이젠 정말 끝. 2015. 9. 16. 너하고 산책하는 게 더 중요해 어느 날 아침, 사이바라 씨의 초등학생 아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간파한 사이비라 씨는 학교를 쉬게 하고 함께 산책을 나간다. 아들은 엄마가 바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일 걱정을 했지만, 사이바라 씨는 '너하고 산책하는 게 더 중요해'라고 하는 광선을 보내며, 그저 한없이 걷다가, 가게에서 따뜻한 우동을 같이 먹고 들어온다. 그런 짧은 스토리였지만, 눈물이 많은 나는 호텔 로비에서 찔끔 울고 말았다. 아이의 마음을 강하게 하는 것은 분명 이런 추억이리라. - 마스다 미리, '여자라는 생물' 중에서 * 그렇지. 아이 때의 기억은 생각보다 훨씬 정확하니까. 이젠 정말 끝. 2015. 8. 19. [펀치라이팅 3주차] 천장 김봉현의 펀치라이팅 2기3주차 과제 - 에세이 천장 지금 살고 있는 집 안방 천장에는 검은 얼룩이 하나 있는데 볼 때마다 모기인가 싶어서 늘 놀라곤 한다. 그렇게 처음 바라보기 시작한 천장에는 무난한 흰색 벽지가 발라져 있었는데, 여기에 아주 옅게 물결 무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멍하니 천장 벽지를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잠은 깼지만 일어나기 싫은 아침, 가만히 누운 채로 천장의 물결을 따라가다가 회사에 지각한 적도 있었다. 아파서 결석하는 것이 소원이었던 튼튼한 어린이의 꿈은 커서도 이루어지지 않는 듯 했다. 3년 전, 처음 찾아간 병원 수술실의 천장은 연한 녹색이었다. 중학교 때 처음 나온 모닝글로리 노트의 민트색 속표지가 생각났다. 분명히 같은 이유라고 생각했다. 환자의 시선을 .. 2015. 5. 28. 출루 0. 깡! 드디어 적시타를 날렸습니다. 오늘은 정식 퇴사일입니다. 1. 남은 휴가가 많아서 2주를 쉬었습니다. 무의식 속의 청소요정이 찾아오셔서 쓸고 닦고 했구요. 반찬도 촤촤촤 신나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좁은 수납공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죠. 주부 모드는 순식간에. 2, 현금가 네고하며 잘도 지르던 필라테스도 백수가 되니 사치로 여겨지네요. 집앞 요가'도' 가르치는 저렴이 헬스장을 기웃거리는 중인데 문을 열자마자 트레이너들이 격하게 환영할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어떤 기분인지 아실랑가요. ㅠㅠ 3. 부모님과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남편 빼고 셋이서. 벌써부터 즐거워하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일정을 짜는게 만만치 않네요. 십년전만 해도 날아다니셨는데 이제 쉬이 피곤해하시니까요. 그래도 매일 뒷산.. 2015. 5. 21. 이전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2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