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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라이팅 4주차] 글 줄이기 김봉현의 펀치라이팅 2기4주차 과제 - 글 줄이기 1. 원문 옹달샘만 하차시키면 된다? (이승한) 장두석과 이봉원이 1987년 한국방송 에서 선보여 인기를 끈 코너 ‘시커먼스’는 1988년 돌연 폐지됐다. 흑인 비하의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었다. 얼굴을 검게 칠하고 곱슬머리 가발을 쓴 남자들이 흑인 음악에 맞춰 랩을 하며 스스로 ‘시커먼스’라 칭하는 코너를, 인종주의적 개그가 아니라 말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흥미로운 건 코너가 폐지된 시점이다. 87년엔 정치적으로 공정했던 코너가 88년에 갑자기 불공정해진 걸까? 그럴 리가. 서울올림픽이 이유였다. 전세계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 혹시 해당 코너를 보고 불쾌함을 느끼는 선수가 있으면 안 되니 급하게 폐지한 것이다. 그건 ‘남들 다 보는 자.. 2015. 10. 21.
환승전쟁 ​ 회사 출퇴근 시 당산역을 이용했는데 이 환승출구의 파란불 격인 연두색 화살표가 쌍방향 모두에게 보여진다는 것을 몰랐다. 어느 날 눈에 보이는 화살표와 엑스 표시만 믿고 다가가는데 반대편에서 급히 오던 한 사람이 내가 찜한 출구에 카드를 찍는 것이 아닌가. 연두색 화살표는 순식간에 빨간 곱표가 되었고 코앞에 서 있던 나는 진로방해 수비수가 되어 승자의 밀침과 비웃음을 받았다. 충격... 그 이후로 환승 시 붐빌 때마다 출구 하나를 마음 속으로 정하고 축지법을 쓴다. 물 위를 걷듯이 구름 위를 걷듯이 패쓰... 이젠 정말 끝. 2015. 10. 19.
남은 백수 이야기 1.5개월 째 노는 중이다.그동안 놀랍도록 인터넷을 하지 않았다.나 같은 구구절절 블로거는 PC가 제격인데! (스마트폰은 커녕 노트북도 안돼!)왜 그동안 PC 앞에 앉지 못했는가.정답은 2번에. 2. 남편이 3개월의 휴가를 마치고 어제부터 출근했다.새 직장이 확정된 후의 마지막 9월은 억지로 놀아준 느낌마저 든다.10월이 되자 스프린터처럼 슝 달려나갔다.그래. 이제 조미료 팍팍 들어간 밥도 사먹고, 출퇴근 길에 몸싸움도 하고 그러려무나.네가 없는 동안 나는 뚱땅뚱땅 집을 바꿔버리겠다. 므흐하하하. 3.이렇게 긴 휴가는 오랜만이었지만 둘이 싸우지 않고 잘 지냈다.집 근처 도서관도 가고, 나름 공부도 하고 책도 많이 읽었다.너무 더웠던 8월에는 카페 도장도 엄청 찍어댔다.둘 다 한약을 먹기 시작했고, 남편은.. 2015. 10. 2.
간사이 효도 여행 1 (20150602) (칠순의 부모님과 백수가 된 마흔살 딸내미가 함께한 닷새간의 여행을 기록했습니다.) 올 봄, 부모님과 함께 병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부모님의 정기검진에 어쩌다 따라가게 된 것이었죠. 그렇게 어쩌다 검진 결과도 공유하게 되었고, 얼마나 많은 약을 한꺼번에 받으시는지도 직접 확인하였어요. 다행히 나빴던 모든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완치되면 일본에 가자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저는 이 여행을 올해의 미션으로 세웠고, 초여름이 시작되던 어느 날 엔저의 축복 속에 고대하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출국장 가시나요?" 인천공항역에 내리자마자 전동카트가 스윽 다가옵니다. 어르신과 짐이 많은 분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하네요. 출국 터미널까지의 짧지 않은 직선 도로를 기분 좋게 달렸습니다. 운전하시는.. 2015. 9. 19.
밥솥 병원 ​​ 우리집 6년차 밥솥이 어느날부터 취사 중 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주말에 서비스 센터를 찾아갔어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수리는 정말 신속하게 해 주더라구요. 마치 저녁밥은 이 밥솥으로 해 드시라는 듯. 그리고 밥솥을 받아든 사람들은 모두 아이를 품듯이 소중히 안고가는 거에요. 밥솥이 새삼 가족같이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이젠 정말 끝. 2015. 9. 16.
너하고 산책하는 게 더 중요해 어느 날 아침, 사이바라 씨의 초등학생 아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간파한 사이비라 씨는 학교를 쉬게 하고 함께 산책을 나간다. 아들은 엄마가 바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일 걱정을 했지만, 사이바라 씨는 '너하고 산책하는 게 더 중요해'라고 하는 광선을 보내며, 그저 한없이 걷다가, 가게에서 따뜻한 우동을 같이 먹고 들어온다. 그런 짧은 스토리였지만, 눈물이 많은 나는 호텔 로비에서 찔끔 울고 말았다. 아이의 마음을 강하게 하는 것은 분명 이런 추억이리라. - 마스다 미리, '여자라는 생물' 중에서 * 그렇지. 아이 때의 기억은 생각보다 훨씬 정확하니까. 이젠 정말 끝. ​ 2015.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