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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바느질 : 마더메꼬 2020 봄 원피스 사시사철 검정검정 노래 부르는 나를 위해 작년 여름 엄마는 묵직한 마 감촉의 검정 원단을 들여다가 품이 넓은 반팔 원피스를 만들어주셨다. 며칠 입고 출근해본 결과 생각보다 덥고 목 부분이 자꾸 뒤로 넘어가는 느낌? 앞뒤를 잘못 입었나 계속 신경쓰이는 그 느낌에 손이 가지 않았고 고민 끝에 수정을 요청 드렸다. 그리고 올해. 오오. 저는 좋습니다 ㅋㅋㅋ 어차피 여름 옷 치고는 좀 무겁고 꺼맸는데 이렇게 수선해 주시면 티셔츠와 함께 봄부터 입을 수 있지요. 목 뒤로 넘어가는 이유를 알았어. 품이 너무 크면 뒤로 넘어가더라고. 그래용? (갸우뚱) 모두가 사랑이에요. 이젠 정말 끝. 2020. 3. 5.
엄마의 떡 : 수수부꾸미 엄마는 수수 강매 후 마음을 진정시키고 잘 불려서 밥에 넣어보았으나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더 큰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마침 탄수순이 딸이 온다고 하니 남은 팥도 전부 불려 떡잔치를 기획하셨다. 수수도 차수수, 메수수가 있어? 그럼 있지. 근데 나는 눈으로 봐서는 모르겠더라고. 그런데 가루를? 떡으로 해 보면 바로 알지. (메수수기만 해봐...) 차수수 [명사] 1. ‘찰수수(찰기가 있는 수수)’의 잘못. 2. ‘찰수수(찰기가 있는 수수)’의 북한어. 메수수 [명사] 메수수. (무주, 고창, 군산, 남원) 찰기가 없는 수수. 술을 만들 때 사용하거나 사료로 사용한다. (사료? ;;;;) 신기하네! 이게 붙네! 보기보다 찰기가 있지? 게다가 팥보다 이 떡살이 맛있어! 진짜 차수수 맞나보네. 계.. 2020. 3. 4.
엄마의 떡 : 팥시루떡 형편이 어려워 이리저리 이사를 다니던 시절. 엄마는 무거운 떡시루를 꽁꽁 챙겨 식구들의 원성을 샀다. 정작 그 시루를 쓰게된 것은 자식들이 다 자라 아줌마, 아저씨가 되었을 때. 떡 한 팩 정도는 마음껏 사먹게 되었을 때. 엄마의 투박한 떡이 더이상 고프지 않을 때였다. 자식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엄마의 냉동실에는 언제나 쌀가루가 넘치고 쪄 놓고 남은 떡도 넘치게 되었다. "왜 이렇게 떡에 집착하는 거야. 먹고 싶을 때마다 조금씩 사먹으면 되잖아." "어릴 때 먹던 그 맛이 안나서 그래. 지금 떡은 다 맛이 없어." 준비물 : 찜기, 팥고물, 멥쌀가루, 찹쌀가루, 설탕 삶아서 설탕 버물버물한 팥고물과 멥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서 준비해주세요. 쌀가루에도 설탕을 약간 넣어주면 좋습니다. 시루가 등장하나 했는.. 2020. 2. 26.
엄마의 단골집 : 방앗간 아니고 제분소 강화도는 고구마도 유명하고 쌀도 유명하고 앞산 뒷산 밤과 도토리도 많아서 작은 읍내 안에도 무려 세 개의 제분소가 있다. 제분소 (製粉所) [명사] 곡식이나 약재 따위를 가루로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곳. [유의어] 도정공장, 방앗간, 정미소 mill [명사] 방앗간, 제분소 (→watermill, windmill) gristmill [명사] 방앗간, 제분소 flour mill [명사] 제분기, 제분소 아무리 봐도 방앗간이지만 뭔가 전문적으로 느껴지는 이름 제분소. 가끔 엄마가 챔기름을 사러가는 곳이지만 오늘은 진짜 제분을 하러 간다. 갑자기 웬 수수? 앞집 할머니가 사달라고 하도 졸라서 한 되만 산다 했는데 두 되를 퍼가지고 문을 두드리는 거야. 내가 저울이 있나 됫박이 있나. 반으로 나눌 수도 없.. 2020. 2. 25.
엄마의 레시피 : 동치미 (a.k.a. 소화제) 이번 달이면 프로젝트도 끝나고 시국은 이렇게도 흉흉하니 3월 한달은 집콕집밥 모드로 살지 않을까 싶다. 이 사태를 알고 만든 건 아니지만 설 연휴 때 배운 엄마표 소화제의 결과가 나쁘지 않아 기록해 본다. 1. 씻어서 물기를 뺀 배추와 무 조각을 김치통에 담고 켜켜이 굵은 소금을 적당히 뿌린다. 적당히.라는 말에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동치미의 최대 강점은 언제든지 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국물을 부을 때, 중간에 맛을 볼 때, 심지어는 식탁에 오르기 직전에도 물과 설탕을 추가할 수 있는 김치가 동치미! 빨리 익혀 먹고 싶은 마음과 작은 통에 야무지게 담고 싶은 마음이 합쳐져 조금씩 작아진 무의 크기. 발효된 무는 흰 부분의 식감이 더 좋으니 연두색 부분은 생으로 먹고, 흰색 부분은 동치미에 넣.. 2020. 2. 24.
배추 한 포기의 주말 백만년만에 냉장고 청소를 했더니 거짓말처럼 텅텅 비어서 새벽배송으로 다시 채웠다. ;;; 배추 한 포기. 무 하나와 얼추 무게는 비슷하지만 해체하면 확 달라지는 배추. 한번 겪어보면 다시 들이기 쉽지 않지. 겹겹이 뜯어내면 다라이에 가득차서 팔자에 없는 밀푀유 나베라도 해먹어야 할 판. 다라이 ([일본어]tarai[盥]) [명사] 금속이나 경질 비닐 따위로 만든, 아가리가 넓게 벌어진 둥글넓적한 그릇. ‘대야1’, ‘큰 대야’, ‘함지1’, ‘함지박’으로 순화. * 盥 : 대야 관, 깨끗할 관 * 손씻기, 손씻는 그릇이라는 뜻의 ‘手洗てあらい(테아라이)’에서 유래되었다 합니다. 밤에 쓰는 글도 위험하지만 밤에 여는 마트앱도 마찬가지. 오랜만에 김치를 주문할까? 하고 잠든 것 같은데 눈을 떠 보니 배추, .. 2020.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