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고/그냥315 강화도에서 쌀을 사자! 꽃을 사자! 채소를 사자! 친정에 갈 때마다 엄마가 엄마답지 않은 반찬을 낼 때가 있는데요리법이 그렇다기 보다는 재료! 재료가 뭔가 수상해졌다.향이 오묘한 버섯이나 말도 못하게 가늘고 여린 오이.당도가 엄청난 검정 토마토와 샐러드바 뺨치는 퀄리티의 쌈채소들. 농협 옆에 생긴 로컬 마켓 덕분인데 엄마가 아무리 자랑해도 관심이 없었다. 등촌동에 살 때에는 재래시장이 가까이 있어 채소나 과일에 대한 어려움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또한 주말 강화가는 길은 늘 막히기 때문에 항상 느즈막히 출발해서저녁을 먹고 어두울 때 돌아가니 여기에 들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달부터 남편의 농구 모임이 토요일로 바뀌면서강화도 나들이도 자연스레 점심 방문이 되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엄마가 입이 마르게 칭찬했던 로컬 마켓이 생각나서 가 보.. 2017. 6. 9. 후유증과 게으름 사이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나의 연휴를 한 장의 사진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게 뭔지 모르신다면"정말 실망입니다..................." 보기보다 치킨을 즐기지 않고 동네에 맛있는 족발집도 없는 듯 하여김포에서 배달 음식은 이제 안녕이구나 했는데신전떡볶이와 아리오돌뼈에 입문한 뒤로는남편의 야식 사인만을 기다리고 있다. 쩝쩝. 이상하게 몸이 안움직이고이상하게 몸이 으슬으슬 춥고이상하게 계속 눕고 싶고이상하게 고기보다 단게 땡기는살이 찔 수 밖에 없는 나날들이 계속 되고 있다. 살이 찌면 우울하고 우울하면 다시 눕는다.티비를 켜고 프로듀스 101 시즌 2와 윤식당을 보고 또 보다가 해가 지면 뉴스를 계속해서 본다.잠자리에 누워서는 스마트폰을 뒤적이며 프듀갤의 웃길 짤이나 팸셀 카페의 핫딜을 구경하.. 2017. 5. 15. 모든 새로움의 시작은 (오랜만이에요.) 지난 주 월요일이었나. 부활절이라면서 병원에서 떡을 돌렸다. 가끔 병원 복도에서도 예배를 하거나, 로비 곳곳에 찬양이 울려퍼질 때가 종종 있었는데 사실 그때마다 불교나 무교 신자들은 어쩌라고 저러나 싶었다. 그런데... 떡은 마냥 좋았다. (다시 탄수화물 중독 상태 -.-) 아직도 계란이 비싸군, 여긴 SPC 천지군, 뭐 이런 생각도 하면서;;; 그리고 이날 밤, 거짓말처럼 세균 수치가 떨어졌고, 퇴원해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 수술한 지 85일 만에. 발병한 지 7개월 만에. 아, 부활의 떡이여 감사합니다!!! 말기암을 잘 버텨주신 아버지 감사합니다. 좋은 창가 자리 주셔서 감사합니다. 혈관 찾느라 고생하신 간호사 언니들도 감사합니다. 매일 혼자 티비를 보며 잠들던 남편에게도 감사하고 .. 2017. 4. 21. 트리플 (부제 : 공포의 첫 사고) 그날은 내가 병원 교대를 하러 가는 날이었다. 병실에서 주말을 보낸 오빠는 아빠 약이 다 떨어졌는데 강화에 들러 가져올 수 있겠냐 물었고, 일주일 전 나 홀로 강화도 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나는 자신있게 그러겠다고 답했다. 강화도에 잘 도착해서 물건 받아 집에 가는데 신호등 너머의 커브길을 인지하지 못하고 신호에 걸리지 않는 것에만 신경을 쓰다가 과속 좌회전을 하고 말았다. 우측 바퀴가 도로턱을 넘으며 덜컹했지만 김포와 강화도 일대에 간혹 험한 길이 있었기에 그 중 하나려니 생각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직진했으나... 차가 계속 탈탈거리며 속도를 내지 못해 내려서 확인해 보니 이 지경 ㅠㅠ *교훈 : 노란 불에 달리지 말자. 1차 처리 시 담당자 분이 스페어 타이어 상태가 매우 안좋다며 걱정하셨고 (약간 혼나.. 2017. 3. 8. 봄은 아직 멀다 0. 오랜만에 (디오씨가 아닌 김현철 버전으로) 1. 아빠의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 그리고 기나긴 회복과 재활이 시작되었다. 방사선과 항암치료할 때도 이렇게 길게 입원한 적은 없었는데 수술 후 벌써 한달째 입원중이시다. 엄마-나-오빠 세명이서 한 주를 나누어 병간호를 하고 세상에 몰랐던 간호 지식을 몸으로 습득하는 중이다. 자세한 내용을 줄줄이 적다가 지웠다. 무슨 대단한 자랑이라고. 그러나 엄청 싫어했던 가래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해졌다. 2. 병실에서의 시간은 지루하고 답답했고 그건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무언의 짜증과 무언의 원망과 무언의 사과. 치료 때와는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쳐왔다. 그리고 언제나 나의 갑질로 끝난다. 이노무 자식 새끼야 ㅠㅠ 3. 그러나 한주 한주 지나면서 아빠가 할 수 있는 .. 2017. 2. 23. 불량 드라이버 불량 다이어터 나의 겨울은 아빠의 치료와 함께였다. 아빠의 수행 비서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운전도 다시 배웠고. 강화도도 가고, 세브란스 병원도 가고, 소래포구도 가고, 노량진도 갔다. 이말은 곧 자유로도 타고, 강변북로도 타고, 올림픽대로도 타고, 외곽순환도로도 탔다는 뜻! 그러나 아파트 앞 2차선 도로를 못 빠져나가는 건 비밀 ㅠㅠ 길에 차 한대만 정차해 있어도 못 피해가고, 중앙선에 봉이 박혀있으면 무서워서 사선으로 달리는 나는야 골목 초보. 옆에 누가 타야지만 좁은 길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반쪽짜리 드라이버랍니다. ㅠㅠ 아빠의 1차 치료가 끝나고 마지막 수술 일정이 급박하게 잡히면서 미쿡의 큰오빠가 다시 컴백했다. 운전할 일이 점점 줄면서 나도 굳이 뭐... 안해도 되니까... 슬슬 손 놓는 중 ㅋㅋㅋ 한달 새 1.. 2017. 1. 12.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