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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겸손한 엄마의 콘텐츠30

엄마의 떡 : 팥시루떡 형편이 어려워 이리저리 이사를 다니던 시절. 엄마는 무거운 떡시루를 꽁꽁 챙겨 식구들의 원성을 샀다. 정작 그 시루를 쓰게된 것은 자식들이 다 자라 아줌마, 아저씨가 되었을 때. 떡 한 팩 정도는 마음껏 사먹게 되었을 때. 엄마의 투박한 떡이 더이상 고프지 않을 때였다. 자식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엄마의 냉동실에는 언제나 쌀가루가 넘치고 쪄 놓고 남은 떡도 넘치게 되었다. "왜 이렇게 떡에 집착하는 거야. 먹고 싶을 때마다 조금씩 사먹으면 되잖아." "어릴 때 먹던 그 맛이 안나서 그래. 지금 떡은 다 맛이 없어." 준비물 : 찜기, 팥고물, 멥쌀가루, 찹쌀가루, 설탕 삶아서 설탕 버물버물한 팥고물과 멥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서 준비해주세요. 쌀가루에도 설탕을 약간 넣어주면 좋습니다. 시루가 등장하나 했는.. 2020. 2. 26.
엄마의 단골집 : 방앗간 아니고 제분소 강화도는 고구마도 유명하고 쌀도 유명하고 앞산 뒷산 밤과 도토리도 많아서 작은 읍내 안에도 무려 세 개의 제분소가 있다. 제분소 (製粉所) [명사] 곡식이나 약재 따위를 가루로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곳. [유의어] 도정공장, 방앗간, 정미소 mill [명사] 방앗간, 제분소 (→watermill, windmill) gristmill [명사] 방앗간, 제분소 flour mill [명사] 제분기, 제분소 아무리 봐도 방앗간이지만 뭔가 전문적으로 느껴지는 이름 제분소. 가끔 엄마가 챔기름을 사러가는 곳이지만 오늘은 진짜 제분을 하러 간다. 갑자기 웬 수수? 앞집 할머니가 사달라고 하도 졸라서 한 되만 산다 했는데 두 되를 퍼가지고 문을 두드리는 거야. 내가 저울이 있나 됫박이 있나. 반으로 나눌 수도 없.. 2020. 2. 25.
엄마의 레시피 : 동치미 (a.k.a. 소화제) 이번 달이면 프로젝트도 끝나고 시국은 이렇게도 흉흉하니 3월 한달은 집콕집밥 모드로 살지 않을까 싶다. 이 사태를 알고 만든 건 아니지만 설 연휴 때 배운 엄마표 소화제의 결과가 나쁘지 않아 기록해 본다. 1. 씻어서 물기를 뺀 배추와 무 조각을 김치통에 담고 켜켜이 굵은 소금을 적당히 뿌린다. 적당히.라는 말에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동치미의 최대 강점은 언제든지 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국물을 부을 때, 중간에 맛을 볼 때, 심지어는 식탁에 오르기 직전에도 물과 설탕을 추가할 수 있는 김치가 동치미! 빨리 익혀 먹고 싶은 마음과 작은 통에 야무지게 담고 싶은 마음이 합쳐져 조금씩 작아진 무의 크기. 발효된 무는 흰 부분의 식감이 더 좋으니 연두색 부분은 생으로 먹고, 흰색 부분은 동치미에 넣.. 2020. 2. 24.
엄마의 동네 : 2019 겨울 남편이 출장을 갔던 초겨울 어느 주말.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강화도에 왔습니다. 새옷도, 밥상도 받기 위해. 볏짚엔딩 이젠 정말 끝. 2020. 2. 6.
엄마의 절 : 초하루의 강화도 보문사 엄마는 일년 여 간 강화도의 모든 절과 성당과 교회를 다니셨다. 다녔다기보다는 길을 가다 눈에 보이면 들어가셨다 한다. 그중에서 가장 위안을 받은 곳이 보문사였고 이제는 '다닌다' 말할 수 있는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강화군민이어도 보문사는 멀고 먼 곳 ㅠㅠ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석모대교가 생겼지만 배 타고 들어갈 때보다 더 오래 걸린다는 엄마의 말. 그래도 매달 초하루가 되면 엄마는 간단한 짐을 챙기고 보문사로 향한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947912&cid=42865&categoryId=42865 보문사 서해 낙조 일번지 강화도 서쪽 외포리 선착장에서 여객선으로 건너는 석모도에 위치하는 사찰이다. 양양 낙산사, 금산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2020. 2. 5.
엄마의 뜨개질 : 마더메꼬 소품 라인 이번 설에 오빠네 잠시 들렀는데 익숙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님한테 졸라서 가져왔어요! ..지만 발매트로 쓰고 계시던 것 ㅋㅋㅋ 언니가 가져간다 하니 엄마는 또 식겁하셨단다. 이 누추한 것을 어디에 쓰려고! 발매트였던 이 아이는 무상 트레이드 되어 정성어린 재활을 통해 이번 시즌 맹활약 중. 왜 비키니인지는 아무도 몰라. 이젠 정말 끝. 2020.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