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559

대청소의 날 4월 29일. 휴일. 오늘부터 일본은 골든위크라고 해서, 일주일간 학교고 은행이고 관공서고 다 논다. 다행히 그 첫날 나는 휴일이었다. 지금쯤 공항은 여행 떠나는 사람들로 터져나가고 있을테지. 후후후~;;; 김짱과 내가 둘 다 쉬는 오늘, 전부터 다다미 소독을 하기로 했었다. 6조 다다미방 두 곳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다다미 소독은 필수였다. 약국에 가서 다미(다다미에 사는 벌레) 죽이는 약을 세 통을 샀다. 그리고는 대청소에 들어갔다. 김짱이 바닥청소, 나는 욕실 청소. 집에서도 이렇게 해 본 적이 없는데;; 정말 필사의 노력으로 욕실을 삐까번쩍하게 만들어놓았다. 힘들었지만 정말 보람찬 순간이었다. 아 ㅠ.ㅠ 오후 1시. 김짱은 골든위크를 맞이하여;;; 알바를 2시부터 시작하기로 했단다. 깨끗해진 집안.. 2005. 4. 29.
클레임을 막아주는 방패 4월 27일. 새벽 근무. 오늘도 간만의 새벽 출근에 정신이 없었다. 봄이라지만 새벽은 춥기만 했다. 물을 끓여서 패트병에 넣고, 품에 안고 역으로 향했다. 전차안에서 한숨 자려면 이 뜨거운 패트병이 필수다. 처음에는 추워서 그랬는지 긴장해서 그랬는지 아무리 꽁꽁 싸매도 잠이 오질 않았는데, 이제는 잠바속에 패트병 품고 있으면 딱 알맞게 잠이 온다. 그러나; 너무 깊이 잠든 나머지 역 하나를 지나쳐서 눈을 뜨고 말았다. ㅠ.ㅠ 겨우 한 정거장이지만 새벽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반대편 열차 시간도 봐야하고, 공항가는 모노레일 쾌속을 놓쳤으니 시간 계산도 다시 해야한다. 여튼 그렇게 생쇼를 한끝에 겨우 공항에 도착해서 정말 옷만 갈아입고 매우 안좋은 상태로;; 타임카드를 찍으러 뛰어내려갔다. 아, 아침형 .. 2005. 4. 27.
디카를 지르다. 4월 25일. 휴일. 열차탈선사고. 자는 동안 비가 왔다. 으슬으슬 떨며 일어나서 테레비를 켜니 열차 사고 소식으로 전 채널이 시끌시끌 했다. 간사이 지방인 효고(兵庫)현을 지나던 JR 열차가 탈선해서 맨션을 들이받은 것이다. 지진 하나로도 참 벅찰텐데 이런 대형 사고까지 일어나다니.. 여기도 뭔가 나쁜 기운이 흐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기분 울적해져서 테레비를 끄고 나갈 준비를 했다. 어차피 가을동화도 안할게 뻔하고... 이렇게 추운 날은 차라리 밖으로 나가는게 좋다. 일단 집이 더 춥고 어둡기 때문에 이불 속에서 안나올게 뻔하다. 일어나면 배고프니 밥을 해먹을테고 먹고나면 허전해서 또 우울해지고... 은행에 들러 방세를 내고 전차를 탔다. 아키하바라를 갈 것인가, 유락쵸 비꾸카메라를 갈 것인가. 역시 .. 2005. 4. 25.
한국말, 어렵지.. 4월 24일. 10시 근무. 서울 다녀온 후로 다카하시가 친절하게 대해준다. 얜 정말 한국이 좋은가보다. 쉬는 시간에도 휴게실에 안가고 사무실 컴퓨터로 한국어 강좌를 듣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하려는지 궁금하다. 정말 연세어학당에 가려는걸까? 여튼 머지않아 존대말로 날 찾아오겠지. 하하하;;; 이번 달 미야자와와는 별로 만난 적이 없다. 마치 일부러 안마주치도록 스케줄을 짠 것처럼. 여튼 오늘 오랜만에 미야자와와 마주보며 일을 했다. 인사해도 늘 무시하더니 오늘은 환하게 웃으면서 받아준다. 뭐야! 다들 왜 이렇게 다정해!! 불안해졌다. ;;; 오후에는 하타노랑 지하 금고에 돈을 바꾸러 갔다. 일주일 중 제일 바쁜 일요일 오후. 안그래도 발바닥에 땀나도록 동동거리던 중, 나를 불러준 하타노가 오늘따라 눈물.. 2005. 4. 24.
어디에도 없는 연인; 4월 23일. 10시 근무. "이짱. 여기 온지 몇년이나 되었어?" "4개월." "아직 못가본 곳이 많겠네." "응. 그렇지 뭐." "오늘은 그럼 일본 어디에 가고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성격좋고 귀엽고 날 잘 챙겨주는 아이란도의 구미(久美)는 사실 나보다 7살이나 어리다. ;;; 그러나 늘 언니 행세를 하면서 심지어는 나를 귀여워한다. -_-;;; 내가 맨날 들고다니는 전자사전에 관심이 많고, 세상 연애에 끼어들고 싶어하는 구미짱. 주말인데도 한가한 시간이 많아서 오늘은 구미짱과 이야기를 나눴다. "가보고 싶은 곳 있어?" "음.. 디즈니랜드?" "아~ 정말? 나 25일날 디즈니 씨(sea)에 가는데~" "남자친구랑?" "응! 나는 랜드보다 씨를 좋아해." "연인들은 보통 씨를 많이 가더라." ".. 2005. 4. 23.
신입사원과 함께한 휴일 4월 22일. 휴일. 어제 오후부터 개이더니 오늘은 아주 맑았다. 일어나자마자 빨래부터 돌렸다. 수건이 미장원집처럼 한가득이다. 그러고도 한번을 더 돌렸다. 기분이 좋다. 오늘은 김짱 부모님이 오시는 날. 김짱의 부탁으로 12시쯤 집 근처 위클리맨션에 열쇠를 받으러 갔다. 트윈룸 일박에 9,900엔. 비싸긴 하지만 집이랑도 가깝고 부모님 오시면 모시고 가기 딱 좋은 것 같다. 슬쩍 들어가봤는데 시설도 아주 깨끗하고. 돌아오는 길에 야채가게에 들러 파인애플과 단호박, 그리고 김치거리를 샀다. 봄이긴 봄인가보다. 부추, 미나리, 쪽파값이 반으로 떨어졌다. 냉동시켜놓은 파, 마늘로만 만들던 김치. 오늘은 부추와 미나리, 쪽파를 듬뿍듬뿍 넣었다. 김짱이 좋아하는 무채나물도 한통 가득해두었다. 파인애플을 잘라먹으.. 2005. 4. 22.
오카베의 명강의 4월 21일. 새벽 근무. 간만에 새벽에 일어나려니 죽을만큼 힘들었다. 어제 12시 넘어서 잤는데 3시 40분에 일어나려니 당연한 일. 게다가 어제는 귀찮아서 도시락도 싸지 않았다. 김짱이 도시락을 싸기 시작해서 냉장고에 반찬도 제법 있건만 쌀 씻기가 귀찮아서;;; (오~ 너무 쉽게 변해가네~ 오~ 너무 빨리 변해가네~ ㅠ.ㅠ 둥둥두루둥~) 간만에 후쿠다와 단둘이 센베를 팔았다. 이 아이는 점점 다크서클이 심해진다. 건너편 코너에서는 안스럽기 그지없는 후쿠다 얼굴을 보며 쿡쿡대느라 정신들이 없다. "후쿠다군. 눈이 반쯤 감겨있네요." "네. 게다가 오늘 렌즈도 빼먹고 와서 보이지도 않아요." "위험하네." "네. 근데 이상도 많이 피곤해 보이네요. 아직도 힘든가요?" "네. 좀 아까도 금고 체크하는데 쉬.. 2005. 4. 21.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들 4월 20일. 저녁 근무. "이상. 이름이 쥬용이야? ;;;" 출근하자마자 내 타임카드에 적힌 풀네임(ィジュヨン)을 보고 하타노가 말을 걸었다. "네. 원래는 주.영.인데요. 이렇게밖에 쓸수가 없네요." "쥬.용. 맞잖아." "주.영. 이에요." "응. 쥬.용." "(에잇 ㅡ.ㅡ;;;)" "그럼 앞으로 쥬용짱이라고 불러도 돼?" "그건 상관없는데 되도록 발음을 좀 더 정확하게..." "응. 알았어. 쥬용짱." ;;; 오늘따라 하타노랑 일할게 많아서 하루종일 '쥬용짱'이라 불렸다. 그럴때마다 직원들은 쟤가 또 누굴 잘못부르나 두리번 두리번 거렸다. ;;; 잠깐이겠지만 그래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세 번째 사람이다. "하타노상 이름은 뭔데요?" "준이치(潤一)." "아, 주니치 드래곤즈의 주니치?" "그건 주.. 2005. 4. 20.
레지사고, 나는 모르는 일! 4월 19일. 10시 근무. 어제의 피로가 가시기는 커녕 감기가 덜컥 들어버렸는지 목이 아침부터 매우 아프다. 공항에 나가보니 어제 마이너스 5천엔의 레지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나 쉬는 날 일어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확률로 따지면 그닥 위험하지 않은 위치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가지고 일하자! 오늘은 아이란도. 쿠로에(黒江) 언니의 특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쿠로에 언니의 말로는 아이란도에는 두 명의 남자사원이 있는데 (시끄러운 남자와 안시끄러운 나머지;;;) 내가 아이란도에 들어오는 날 그들이 모두 출근할 경우 내가 할 일이란, 1. 시끄러운 남자에게는 삐까리(번쩍이)와 떼까리(반질이) 중에서 어떤 것이 성이고 어떤 것이 이름이냐고 물어볼 것. 2. 안시끄러운 나머지의 배를 만질 .. 2005. 4. 19.
처음으로 노래방!!! 4월 18일. 휴일. 아침에 김짱이 열쇠를 주고 나갔다. 역시나 눈이 일찍 떠졌다. 간만에 가을동화를 봐주나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공항으로 향했다. 일찍 나가서 하루 길게 놀지 뭐. 공항 가는 길. 아는 사람 만날까봐 조심조심 했다. 탈의실 도착. 내 락커에 다가갈수록 가슴이 쿵닥쿵닥 거렸다. 두번째 골목에서 홱~!!! 하고 도는데!!! 아 역시나!!! '152번 락커를 사용하시는 분께. 어제 8시 30분경 귀하의 락커에 열쇠가 꽂혀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도난을 우려,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으니 이 메모를 보시는대로 4층 사무실로 찾으러 와주시기 바랍니다. 하네다공항엔터프라이즈.' 사무실에 갔더니 여직원이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열쇠를 내민다. "요즘 도난 사고로 안그래도 신경써달라고 그렇게 당부했는.. 2005. 4. 18.
친절한 이케다씨 4월 17일. 저녁 근무. 어제 머리 감자마자 잤더니 아침에 장난아니게 뻗쳐버렸다. 평소처럼 물좀 축이고 로션좀 발라주면 되겠다 싶었는데 오늘은 좀 심하다. 새로 감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분위기. "언니. 그냥 묶지. 날도 더운데.." 김짱 말대로 고무줄을 챙겼다. 아, 시계도 멈추어버렸다. 1월에 산건데 벌써 멈추다니 정말 너무해. 새로 살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 딱히 맘에 드는 것도 없는데 사야하는 건 정말 힘들다. 차라리 시계 있는데 맘에 드는 녀석이 나타나서 하나 더 사도 되는걸까 고민하는 편이 좋았다. 그래서 아직 디카를 못사고 있는지도 모른다. 점심시간. 오늘도 이케다는 지하에 들러 빵과 샐러드를 사갖고 올라왔다. "이상. 이번달 우리 휴일은 맞는 날이 없으니 언제 저녁이나 같이 먹자. 뭐.. 2005. 4. 17.
반말과 존대말 4월 16일. 저녁 근무. 일찍 눈이 떠졌다. 날씨도 너무 좋았다. 김짱은 아직 자는데 컴퓨터를 켜기도 그렇고 티비도 볼만한게 없고.. 어제 싸둔 도시락을 챙기고 그냥 일찍 나와버렸다. 봄. 그러나 꽃은 다 지고 말았다. 은행에 들러 기계로 여행사에 돈을 부쳤다. 수수료 420엔. 아. 오늘은 토요일이지 ㅠ.ㅠ 시간이 남아서 오오츠카역으로 철길을 따라 걸어갔다. 아, 도서관에 오랜만에 한번 가볼까. 도서관 입구에도 커다란 벚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다 피었으면 정말 예뻤겠구나. 무슨 생각을 하느라 못 보고 지나쳤을까.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찾았다. 동네 도서관이라 만화코너가 확실히 작았다. 한권짜리 단편을 찾는데 익숙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Foods... 내 싸이 주소랑 같았다. 이런 우연이. 내가 그린.. 2005.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