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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의 꽃놀이 인파 4월 7일. 휴일. 오늘은 치바에서 공부하는 친척동생을 만나는 날이다. 오후 1시. 우에노. 그러고보니 우리는 한달에 한번 만나는 것 같다. 아, 동경과 치바의 좁혀지지 않는 거리여. (사실은 차비의 압박;) 티비에서 봐둔 우에노의 120엔 균일 회전초밥집에 데려가서 초밥을 먹였다. 그녀의 외식은 무조건 초밥. 여기서 남는건 초밥밖에 없다고 믿는 그녀. 저녁도 여기서 초밥 먹으면 안되냐고 물어본다. ;;; 그녀는 9월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오빠의 결혼 소식을 이미 접했으나 집에서는 오지 말라 했단다;;; 딱히 갈데도 없고 디카도 없는 불쌍한 두 여인. 가진건 튼튼한 두 다리뿐이라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우에노에서 아키하바라를 들러 전자제품을 휘휘 봐주시고, 아키하바라에서 칸다로, 칸다에서 유락쵸까지 쉬.. 2005. 4. 7.
모노레일 1구간의 거리 4월 6일. 휴일. 너무 따뜻하고 좋은 날씨. 더 오래 자고 싶었지만 집 앞 초등학교에서 조회를 하는 바람에;;; 아이들의 앞으로 나란히에도, 교장선생님 훈화에도, 새로 온 선생님들 인사에도 꿋꿋이 버텼건만... 마지막 교가제창에서 더는 못 참고 일어나버렸다. ㅠ.ㅠ 이불을 걷고 빨래를 돌리러 밖으로 나갔더니 학교와 집 사이 철조망으로 활짝 핀 벚꽃이 손을 내밀고 있었다. 아, 이런게 바로 일상의 기쁨이려니 ㅠ.ㅠ 김치찌개에 밥을 먹고 오늘 계획을 세워보았다. 김치를 담그고.. 얼른 밖으로 나가서 화과자 공부;;를 하면서 은진이를 기다려야지. 어제 퇴근 후 모노레일을 타고 2 터미널로 갔다. 혹시나 은진이가 일하고 있을까 해서. 2 터미널은 새로 지은 건물이라 확실히 깨끗하고 멋졌다. 그러나 식빈관은 믿.. 2005. 4. 6.
오카베는 해결사 4월 5일. 10시 근무. 큰일이다. 알람이 네번 울리도록 못 일어나고 있다. 새벽 시간도 아닌데 말이다. 원인을 생각해보니 피로누적이 첫 번째가 아닌 것 같다. 김짱이 개강을 해서 나보다 일찍 나가는 날이 많아지면서 부터인 것 같다. 김짱보다 먼저 나가던 날은 김짱이 깰까봐 확실히 알람소리에 더 신경을 썼으니까 말이다. 어제 자른 앞머리의 어색함은 제복과 함께 더욱 빛을 발하고 말았다;;; 친하다 싶은 모든 사원들은 앞머리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짱 앞머리 잘랐구나." "네..;;;" "직접 자른거지? ^^" "네..;;;;;; 실패했어요. 많이 이상하죠?" "응. 근데 귀여운 쪽으로 이상하니까 걱정 마." "네..;;;;;;;;;;" 오늘은 간만에 베카코너. 하야방인 후쿠다군은 눈이 너구리가 되었.. 2005. 4. 5.
아키바는 디스를 안다. 4월 4일. 아침까지 비가 너무 많이 왔다. 흐리고.. 정말 나가기 싫은 날이었다. 오늘 개강을 맞은 김짱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당의 제비뽑기로 반을 가른다며 비장한 표정으로 문을 나선 김짱. 굿럭! 폭풍같은 주말을 보내고 난 후의 월요일. 왠지 아이란도에 들여보내줄 것만 같았다. 역시 예상적중! 아이란도의 청춘들과 인사를 나누고 판매를 시작하였다. 조금 멈칫멈칫 할 때마다 "이짱! 왜! 괜찮아?"하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와주는 친절한 아이란도 팀. 오늘은 아이란도의 막내였던 사토짱이 그만두는 날이었다. 이제 학교로 다시 돌아가야한단다. 얼마 전 한국 여행을 다녀와서 즐거웠다며 재잘거리던 사토짱. 반일감정이 불타오르던 시기에 딱 다녀와서 은근 걱정했는데 관광에는 아무 문제가 없던 모양이다. 돌솥비.. 2005. 4. 4.
한일커플 카오리 등장 4월 3일. 끔찍하게 바쁜 하루였다. 인간들이 왜 이렇게들 왔다갔다 하는지;;; 그리고 뭔 기념품들을 그렇게 목숨걸고 사가는지;;; 그런데 사실 내가 봐도 여기 기념품은 참 사고싶게 만들었다. 나도 들어가기 전에 하나하나 다 먹어보고 싶을 정도니까;;; 아이란도 연수는 받았으나 이런 날 실전은 위험했다. 역시나 나는 소자이쪽으로 불려갔다. 센베코너는 이제 당분간 새로온 고상이 맡아주겠지. 안녕 쌀과자. ㅠ.ㅠ 점심시간에 핸드폰을 보니 토모미짱으로 부터 메일이 와 있었다. 얼마전에 한국의 아이돌 스타가 푸딩을 사러 왔다는 것이다. 일본어도 꽤 하더라며 '도우호우'라는 팀을 아느냐며 물었다. 도우호우? 헉! 東方? 혹시 동방신기??? 부랴부랴 확인했더니 같이 일하는 한국애들이 맞다고 했나보다. 동방신기에게 .. 2005. 4. 3.
그녀의 고구마양갱 4월 3일. 한상 뒤를 이어 새로운 한국인 임시사원이 어제부로 입사를 했다. 여기서 일본 남자와 결혼을 한 40대 아줌마, 고상. 위상이 소개를 시켜줬다고 한다. 일본어도 잘하고 판매 경력도 있고, 나 처음과는 너무 다르다;;; 게다가 위상이 옆에서 계속 추켜세운다. "고상 벌써 레지점검도 배웠어요." "고상 오늘 반찬도 하나 팔았어요." "겨우 이틀째인데 대단하지 않아요?" 센베코너에만 한달넘게 있던 나는 부끄러워서 어디론가 숨고싶었다. 위상은 후쿠다에게도 계속 대답을 강요했다. "후쿠다군. 겨우 이틀째인데 고상 정말 대단하지? 천재아닐까?" "네. 정말 대단해요." 난 도저히 못참겠어서 옆에서 작은 목소리로 궁시렁거렸다. "그럼 난 바보겠네.." 후쿠다가 그 말을 듣고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 2005. 4. 2.
노트정리 세시간 반;;; 4월 1일. 휴일. 만우절. 만우절이다. 여기도 만우절인가보다. 티비에서는 계속 거짓말 시리즈다. 오늘 김짱이랑 봄소풍이나 가려고 했으나 알바가 일찍 시작한다고 했다. 아, 심심하다. 그래도 집에만 있는 휴일은 이제 안되겠기에 다시 집을 나섰다. 오늘은 집에서 두 정거장 거리인 타바타(田端)역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재밌는 동네면 자주 걸어다니기로 하고. 그러나 막상 내린 타바타 역은 실망 그 자체였다. 내가 나온 출구가 특히 그랬던걸까? 완전 산동네였다. 날씨도 때마침 흐려서 무섭기까지 했다. 저 고개를 넘으면 왠지 좋은 그림이 나올것도 같았으나 귀찮아서 포기. 다시 전차를 타고 우에노로 향했다. 정기권이 나온 이후로 이제 동쪽 동네가 좋아진다. 우에노가 신주쿠보다 편하다. 마치 신촌에서 동대문으로 무.. 2005. 4. 1.
카메라, 얼마면 되니! 3월 31일. 휴일. 오늘부로 한상과 함께 와가시깡 주임으로 있던, 넘버투;;; 토미하마상도 그만두는 날이다. 이성미랑 똑같이 생긴 그녀. 다른 사원과는 달리 모두에게 존대말을 쓰던 착한 그녀. 얼마전 레지사고로 인해 점장에게 깨지고 펑펑 울었다던 그녀. 십년의 경력을 접는 심정은 어떤 것일까. 나름 정들었던 그녀의 마지막 인사를 직접 듣지 못해서 아쉬운 휴일 오전이다. 오늘은 크림이 똑 떨어져서 간만에 화장품 구경을 나설 참이었다. 날씨도 좋고... 스웨터 하나만 걸치고 무작정 나갔다. 꾼 돈 갚고나니 이번 달도 빠듯하다. 월급날까지는 허리띠 꽉 졸라매고 살아야 할터인디.. 아, 얼굴에 바를 크림이나 있을랑가 모르겠다. ;;; 우선 방값을 내기 위해 스가모역앞의 은행을 들러 다시 오오츠카 역으로 갔다... 2005. 3. 31.
누군가를 떠나보내기란, 3월 30일. 이제 다들 자켓을 벗고, 블라우스+조끼만 입고 일을 한다. 나도 그래볼까? 하고 조끼를 입어보고는 답답함에 슬며시 놓았다. 아, 처음부터 너무 작은 옷으로 신청했더니 이 고생이다. 치마의 압박은 이제 해방되었는데 (살이 빠진건지 치마가 늘어난건지;;;) 이젠 또 조끼가 압박이다. 날도 풀리고 운동을 하긴 해야하는데... 내일부로 한상이 그만둔다. 난 내일 휴일이라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과자세트를 사서 주었다. 생각보다 많이 섭섭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마치고 5년 만에 돌아가는 한국. 취업 활동부터 새로 시작할거라는데 얼마나 적응안되고 힘들까 생각하니 안스러웠다. 한상과 친했던 여러 사원들과 점심을 같이 먹었다. 4층에 있는 공항 내의 일반 레스토랑이었는데 런치가 천엔이었다. 함박스테이크, .. 2005. 3. 30.
가슴졸인 다음날은 언제나 3월 29일. 저녁 근무. 이젠 또 저녁 근무에 길들여졌는지 아홉시 반에 알람을 맞춰놓아도 듣지를 못한다;;; 알람보다 먼저 깨던 날들은 생각보다 너무 짧았다. 아, 그런 습관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구나. 11시 45분. 공항에 도착. 미팅이 시작되었다. 그저께의 레지사고에 대한 장황한 설명과 앞으로 취소 영수증 관리에 대한 설명들... 여튼 결과적으로는 일만 더 많아졌다. 오늘은 고바야시가 쉬고 후쿠다군이 나오는 날이었다. 후쿠다는 그저께의 레지사고로 붙잡혀 있느라 힘들었겠다며 말을 걸더니, 고바야시가 그날 밤 파칭코에서 6만엔을 딴 이야기를 해주었다. 땄으니 다행이지 그 정신에 잃기까지 했으면;;; 그래도 부러웠다. 꽁돈 6만엔이라니.. 후쿠다가 그랬다. "걔는 파칭코가 본업이고 이게 부업이에요... 2005. 3. 29.
3개월 슬럼프 법칙 3월 28일. 휴일. 한 12시간은 잔거같다. 일어나서 김짱 나가는거 보고 또 잤다. 비는 계속 오고.. 뭐라도 해먹을, 어디 돌아볼 기력도 없다. 간만에 테레비로 파리의 연인을 보고, 박신양과 이동건 사이에서 잠시 방황을 하고;;; 다시 잠들어버렸다. 내일 출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쌀을 씻고, 블라우스를 빨고, 냉장고를 열고, 도시락 반찬거리를 뒤적거리고... 테레비를 다시 켜니 굿럭을 재방송해주고 있었다. 신나게 보다가 다시 재미없어지고... 컴퓨터를 켜고 김짱 학교 축제사진을 정신없이 올렸다. 메신저를 하고, 메일 답장을 해주고... 어제 술마시면서 김짱이 원래 3개월째가 다 그런거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가보다. 이 고비만 넘기면 모든게 아무렇지도 않아진다며 위로를 해주었지만... 어려서부터 뜀틀.. 2005. 3. 28.
레지사고 3550엔 3월 27일. 새벽 근무. 이틀연속 새벽 근무에 정신까지 혼미해진 일요일 오전. 의외로 한가했던 센베코너를 고바야시와 함께 지켰다. 얘도 오늘은 심심했는지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준다. 일본어 표현도 고쳐주고.. 점심시간에는 위상과 간만에 이야기를 했다. 곧 한상도 그만두는데 밥 한번 먹자는 이야기, 지난 번 나 쉬는 날 일어난 레지사고 때문에 보고서 쓴 이야기 등등.. 그래도 왠지 어색한 분위기. 어쩐지 다시 친해지기에는 늦어버린 것 같은... "이상도 마음놓지마. 보고서 곧 쓰게될거야!" 말이 씨가 된다더니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가 제대로 확 꽂혀버렸다. 진짜 레지사고가 난 것이다. ㅡ.ㅡ;;; 마이너스 3,550엔. 2시 15분. 퇴근을 위해 서두르며 타임카드를 꺼내던 나는 조용히 비상계단으로 불려갔다... 2005.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