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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노래방!!! 4월 18일. 휴일. 아침에 김짱이 열쇠를 주고 나갔다. 역시나 눈이 일찍 떠졌다. 간만에 가을동화를 봐주나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공항으로 향했다. 일찍 나가서 하루 길게 놀지 뭐. 공항 가는 길. 아는 사람 만날까봐 조심조심 했다. 탈의실 도착. 내 락커에 다가갈수록 가슴이 쿵닥쿵닥 거렸다. 두번째 골목에서 홱~!!! 하고 도는데!!! 아 역시나!!! '152번 락커를 사용하시는 분께. 어제 8시 30분경 귀하의 락커에 열쇠가 꽂혀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도난을 우려,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으니 이 메모를 보시는대로 4층 사무실로 찾으러 와주시기 바랍니다. 하네다공항엔터프라이즈.' 사무실에 갔더니 여직원이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열쇠를 내민다. "요즘 도난 사고로 안그래도 신경써달라고 그렇게 당부했는.. 2005. 4. 18.
친절한 이케다씨 4월 17일. 저녁 근무. 어제 머리 감자마자 잤더니 아침에 장난아니게 뻗쳐버렸다. 평소처럼 물좀 축이고 로션좀 발라주면 되겠다 싶었는데 오늘은 좀 심하다. 새로 감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분위기. "언니. 그냥 묶지. 날도 더운데.." 김짱 말대로 고무줄을 챙겼다. 아, 시계도 멈추어버렸다. 1월에 산건데 벌써 멈추다니 정말 너무해. 새로 살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 딱히 맘에 드는 것도 없는데 사야하는 건 정말 힘들다. 차라리 시계 있는데 맘에 드는 녀석이 나타나서 하나 더 사도 되는걸까 고민하는 편이 좋았다. 그래서 아직 디카를 못사고 있는지도 모른다. 점심시간. 오늘도 이케다는 지하에 들러 빵과 샐러드를 사갖고 올라왔다. "이상. 이번달 우리 휴일은 맞는 날이 없으니 언제 저녁이나 같이 먹자. 뭐.. 2005. 4. 17.
반말과 존대말 4월 16일. 저녁 근무. 일찍 눈이 떠졌다. 날씨도 너무 좋았다. 김짱은 아직 자는데 컴퓨터를 켜기도 그렇고 티비도 볼만한게 없고.. 어제 싸둔 도시락을 챙기고 그냥 일찍 나와버렸다. 봄. 그러나 꽃은 다 지고 말았다. 은행에 들러 기계로 여행사에 돈을 부쳤다. 수수료 420엔. 아. 오늘은 토요일이지 ㅠ.ㅠ 시간이 남아서 오오츠카역으로 철길을 따라 걸어갔다. 아, 도서관에 오랜만에 한번 가볼까. 도서관 입구에도 커다란 벚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다 피었으면 정말 예뻤겠구나. 무슨 생각을 하느라 못 보고 지나쳤을까.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찾았다. 동네 도서관이라 만화코너가 확실히 작았다. 한권짜리 단편을 찾는데 익숙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Foods... 내 싸이 주소랑 같았다. 이런 우연이. 내가 그린.. 2005. 4. 16.
기다리던 월급날~ 4월 15일. 새벽근무. 오늘은 월급날이다. 정말 기다리던 날. 이제부터 알뜰하게 잘 살아야지. ㅠ.ㅠ 월급날을 맞이하여 은진이랑 밥을 먹기로 했으나 어젯밤 아무래도 안되겠다는 전화가 왔다.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것이다. ㅠ.ㅠ 파란만장한 그녀의 삶에 한숨이 절로났다. 점심시간에 이케다는 매일 도시락인 나를 위하여 지하에서 빵을 사들고 올라왔다. 계속 어디로 놀러갈까 물어보는데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녀도 맛집을 꽤나 찾아다니는 타입이었다. 오오츠카역의 내가 좋아하는 회전초밥집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숨겨진 아주 좋은 초밥집이라며. 대화가 무르익어갈 무렵 고상이 합석하였다. 어제 정종 두병 마신 이야기를 하시며 은근 주량을 자랑하셨다. 이케다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어떻게 그럴.. 2005. 4. 15.
오늘은 블랙데이 4월 14일. 저녁 근무. 오늘따라 활기가 넘치는 저녁반 직원들이었다. 특히 후쿠다군의 변신으로 모두들 고무되어 있었다. 새로이 뿔테 안경을 낀데다, 짧게 자른 머리는 젤인지 무스인지로 삐죽삐죽 파격적으로 셋팅을 했는데 꽤 멋스럽게 어울렸다. 모두들 애늙은이 후쿠다의 회춘을 축하하며 시끌벅적 떠드는 가운데 사원들이 일렬로 등장하며 조회가 시작되었다. 헉! 그런데 저게 누구야. 하타노도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등장을 했다. 볼 때마다 밀어주고 싶던 구렛나루는 그대로 살린채;; 뒷머리를 짧게 치고 옆머리를 젤로 만졌는데, 양 옆 가운데를 향해 뾰족하게 만든 이상한 셋팅이었다. 머리에 띠만 두르면 완전 손오공. 본인은 모두의 탄성을 예상한 듯 쑥스러워하며 모습을 드러냈지만 다들 웅성거릴 뿐 별 반응이 없었다. 나.. 2005. 4. 14.
한국인의 매운 맛 4월 13일. 휴일.어제와 같은 시간에 잠을 깨고 어제와 같은 순으로 신입사원 3,4회-가을동화를 시청했다. 어찌나 라면을 맛나게들 먹던지;;; 김짱이 등교길에 눌러놓은 밥통의 새로한 밥을 외면하고 애끼는 오징어짬뽕을 끓여먹었다. 어제 요리하고 남은 양배추와 부추를 넣었더니 연희동 중국집 짬뽕 부럽지 않은 맛이 났다. 아니다. 조금은 부러웠다. ;;; 오늘도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래도 어딜 좀 나가볼까 싶었으나 월급날을 이틀앞둔 오늘, 어제 재료비로 남은 생활비를 다 털었고 남은 돈 천엔. 분명히 이것저것 처음보는 군것질거리에 다 써버릴게 분명하다. 아니면 비도 오겠다, 어디 들어가 앉아서 차라도 마시거나. 그냥 집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곰처럼 버티기로 했다. 끄응. 아, 공항에 전화를 해야한다. 다음.. 2005. 4. 13.
첫 식사초대! 4월 12일. 휴일. 오늘은 마키짱과 토모미짱이 우리 집에 놀러오는 날이다. 늦잠잘까봐 전날 야채도 다 다듬어놓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눈을 떴다. 오늘의 메뉴는 닭갈비와 지지미. 지지미(チヂミ)는 여기서도 지지미로 통한다. 전이나 부침이나 모두 지지미;; 일본에 부산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사투리가 그냥 일본어가 되었다. 여튼 너무 이른 시간에 지지고 볶기도 뭣하고;;; 김짱이 전에 빌려온 한국 드라마 신입사원(!!!)을 보기로 했다. 아 간만에 조작해보는 비디오 ㅠ.ㅠ 수년간 이 집에서 제몫을 못하던 녀석이라 되돌리는 것만으로도 자꾸 에러가 났다. 그래도 여차저차 플레이 성공! 아, 화질 심하게 안좋다;;; 원래 여기서의 비디오 대여는 대여가 아니란다. 날짜를 지키기는 커녕 아무도 안갖다주기 때문에 그.. 2005. 4. 12.
피해의식 4월 11일. 10시 근무. 월요일이지만 월요일 같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 토할 것만 같았다. 재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오늘의 바이오리듬은 최악이었다. 오늘 뿐이 아니고 요즘들어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쳐있는 느낌. 일하다가 문득문득 눈물이 나기도 한다. 일적으로 실수를 하는건 아닌데 이 중에서 내가 제일 말 안통하는 직원이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런 와중에 이케다상의 관심은 물론 고마운 것이었지만, 일에 있어서는 냉정한 그녀기에 일의 지시라든가 가벼운 지적은 계속되었다. 근무시간 7시간 반. 휴식시간 한시간. 당연히 나는 그녀 앞에서 여전히 긴장한다. 휴게실에서도. 저녁 시간이 되자 조금 한산해진 매장. 어디선가 영어회화가 들렸다. 아키바상이 한 외국인을 여기저기 안.. 2005. 4. 11.
체력의 한계가 슬슬.. 4월 10일. 새벽 근무. 이틀연속 새벽이다. 전날 저녁근무에 다음날 새벽 출근도 물론 힘들지만, 그 다음날까지 새벽 출근일 경우 그 날은 정말 눈물나게 힘들다. 수면시간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생기는 현상인 것 같다. 아, 인체는 신비롭기도 하지. 문득 단학 다니던 생각이 났다. 같이 다녔던 이모씨는 사범이 되어 일본으로 갔다던데 타향에서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 다시 내면과 대화;할 시간이 온 것인가. 뚱땡이 다카하시는 오늘 신이 났다. 퇴근 후 그 좋아라하는 한국음식을 먹으러 서울로 가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에도 쪼르르 달려와서 가이드북을 펼쳤다. "이상이 가보고 좋았던 곳 있으면 동그라미, 별로인 곳은 가위표를 쳐주세요." 얘는 한국에 관한거 물어볼 때만 존대말이다. 찜닭, 불닭, 냉면, 해물.. 2005. 4. 10.
신입사원의 계절 4월 9일. 새벽 근무. 간만에 새벽 근무였다. 알람이 몇번이 울렸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으로 부랴부랴 서둘러서 집을 나섰다. 새벽에 출근하면 휴식시간은 보통 7시반~8시반 사이. 30분 동안 보통 아침밥을 먹거나 뉴스를 보는데 오늘은 바로 침대로 직행했다. (휴게실에 딱 한대뿐인 침대. 경쟁률 백대일이다;;;) 삽십분동안 정말 푹- 잠들어버렸다. 오늘은 공항 곳곳에 신입사원들이 뿌려지는 날이다. 화과자관에는 니시마기, 아라키 라는 이름의 두 여자사원이 들어왔다. 진짜.. 진짜 어렸다. 어려보이는게 아니고 진짜 어린 아이들이었다;;; 얼굴에는 긴장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미팅 때 첫 인사를 하는데 목소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하긴 경력 이빠이 아줌마 아저씨들에, 말만한 처자들이 가득한데 어찌 긴장을 안할수가 .. 2005. 4. 9.
이케다 미치코의 메일 4월 8일. 저녁 근무. 금요일.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바글바글댄다. 오늘부터 항공권 바겐세일 기간이란다. 주말 내내 죽었구만... 사원들과 하나둘 눈인사를 하는데 그그저께의 영웅 오카베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달려온다. "이짱~ 이짱~ 어떻게된거야~ 도대체 왜그런거야~" "뭘???" "내 락커 말이야. 얼마나 놀랬는데. 오카베 드디어 이지메 당하는구나 싶었다구!" 아, 커피믹스! 그러고보니 영화 같은데서 이지메 당하는 애들 락커에 지저분한 낙서와 함께 뭐가 막 꽂혀있던 걸 본 것도 같다. "놀랬다면 미안. 나 그날 메모지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키키~ 아니야. 고마웠다구~~~" 점심시간. 오늘도 다른날과 다름없이 혼자 도시락을 뚝딱 해치우고 커피를 마시면서 티비를 보는데 스윽 누군가가 다.. 2005. 4. 8.
우에노의 꽃놀이 인파 4월 7일. 휴일. 오늘은 치바에서 공부하는 친척동생을 만나는 날이다. 오후 1시. 우에노. 그러고보니 우리는 한달에 한번 만나는 것 같다. 아, 동경과 치바의 좁혀지지 않는 거리여. (사실은 차비의 압박;) 티비에서 봐둔 우에노의 120엔 균일 회전초밥집에 데려가서 초밥을 먹였다. 그녀의 외식은 무조건 초밥. 여기서 남는건 초밥밖에 없다고 믿는 그녀. 저녁도 여기서 초밥 먹으면 안되냐고 물어본다. ;;; 그녀는 9월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오빠의 결혼 소식을 이미 접했으나 집에서는 오지 말라 했단다;;; 딱히 갈데도 없고 디카도 없는 불쌍한 두 여인. 가진건 튼튼한 두 다리뿐이라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우에노에서 아키하바라를 들러 전자제품을 휘휘 봐주시고, 아키하바라에서 칸다로, 칸다에서 유락쵸까지 쉬.. 2005. 4. 7.